[단독] 안희정, 조기 대권 선언한다

입력 2016-06-05 18:00 수정 2016-06-05 23:37

안희정(사진) 충남도지사가 이달 중순 포럼을 창립하고 내년 대선 행보를 가속화한다. 이미 ‘불펜투수’론을 앞세워 대선 출마를 암시한 안 지사는 창립식에서 관련 입장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충청 대망론’을 견제하고 조기 촉발된 대권 레이스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안 지사는 18일 오후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대권 행보를 구체화하기 위한 강연의 내용 및 발언 수위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지사의 최측근 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8일 강연에서) 대권 도전을 언급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연 측은 당일 관련 포럼(가칭 더연포럼)도 창립하기로 하고, 최근 일부 인사를 대상으로 창립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지사가 사실상 ‘조기 등판’에 나선 것은 반 총장 방한을 계기로 촉발된 대권 주자들의 행보 가속화와 무관치 않다. 반 총장을 상대로는 자신이 야권의 분명한 ‘충청 주자’임을 각인시키는 한편 당내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과 경쟁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만 친문(친문재인) 그룹과의 갈등을 우려해 메시지 수위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 측은 문 전 대표와 경쟁하기 위한 전국 조직을 구성하는 등의 방안은 검토치 않고 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비토, 충청 대망론과 세대교체론이 자연스럽게 ‘안희정 대세론’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또 같은 뿌리를 가진 인사끼리 경쟁하면 오히려 두 사람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안 지사의 다른 측근은 “안 지사가 ‘문 실장’(문재인 전 대표)과는 경쟁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했다. 다만 안 지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론에 대해서는 “그런 전망은 문 전 대표 측에서 흘리는 것 같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을 돌려세울 수 있는 명분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반 총장이 뜨면 뜰수록 안 지사의 공간이 더 넓어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포럼 일정을 협의 중인 것은 맞는다”며 “발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절한 시기에 대선 출마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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