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국기(國旗)나 국가(國歌)에 포함될 수는 없을까요?”
지난 4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머리에 천을 두른 아랍인 여학생이 질문했다. 답변에는 레우벤 리블린(사진) 이스라엘 대통령이 나섰다. 공청회를 주도한 그는 “정말 딜레마”라며 “이스라엘의 다음 세대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당시 ‘유대국가’(유대인의 민족국가)를 표방했지만 전체 인구의 약 20%는 팔레스타인계 아랍인이다. 하지만 이들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받거나 쇼핑몰 에 갈 때도 경찰·군인으로부터 검문·검색을 당하는 등 사실상 2등 시민 취급을 받았다. 또 유대인도 아니면서 유대인의 내용이 담긴 국가를 제창해야 했다.
최근 이스라엘 사회가 우경화되면서 아예 아랍인을 자국에서 추방하자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블린 대통령의 대답은 이스라엘의 유대국가로서의 정체성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리블린 대통령은 2014년 취임 이후 줄곧 이스라엘 내 아랍인을 옹호하고 유대인과 아랍인 통합을 주창했다. 의원내각제인 이스라엘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수반에 불과하지만 리블린 대통령의 통합 노력이 결실을 이룰지 주목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뉴스]
☞
☞
☞
이스라엘 대통령 “아랍계 이스라엘인 포용, 다음 세대가 해결할 숙제”
입력 2016-06-05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