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교육 불평등 계층사다리 걷어찼다

입력 2016-06-05 19:21 수정 2016-06-05 19:27
중국 교육계가 한국과 닮은꼴 문제에 맞닥뜨렸다. 대학 진학률은 십수 년 전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개천에서 용 날 수 없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젊은층의 교육수준이 계층에 따라 현저하게 갈린다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997년 대대적인 교육투자를 통해 고교생 대학 진학률을 46%에서 88%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18∼22세 인구의 약 3분의 1인 700만명이 대학 수준의 고등교육기관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수준이 표면적으로만 나아졌을 뿐 오히려 빈부 격차를 악화시키는 구조가 됐다. 1993년 통계에서 대학생의 40% 이상이 시골 농가나 공장 노동자 가정의 자녀였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부유층 자제만이 대학 캠퍼스를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은 탓이 크다. 중국에서 현재 고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시골 지역 학생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고교생 중 도시 지역 출신이 70%로 대다수다. 이 차이는 대학에서 더 벌어져 도시 지역 학생 중 3분의 1이 대학까지 진학하는 데 반해 시골 학생은 8%에 그친다. 초중학교(중학교)에서부터 교육환경 격차가 워낙 심해서다.

정부가 교육비용을 초중학교까지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가계에 맡기는 것도 큰 이유다. 이코노미스트는 “구매력 대비 중국의 고중학교 교육비용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생계가 급한 가정의 학생들이 초중학교 과정에서 자퇴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빈혈과 회충 등 기본적인 위생과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시골지역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중점학교’로 불리는 역점학교 제도도 문제다. 일반 학교에 비해 월등한 교육환경이 제공되는 이 학교에서 교육받는 도시 지역 학생이 당연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최근 시골 지역으로 중점학교를 이전시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려 했으나 땅값이 폭등하는 등 예상 못한 부작용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전했다.조효석 기자

[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