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27주년…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민주화 경험, 중국과 나누고 싶다”

입력 2016-06-05 19:12 수정 2016-06-06 15:26
천안문 사태 27주년을 맞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4일(현지시간) 10만명 넘는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89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민에게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강제해산시켜 수천명의 사상자를 냈다. AP뉴시스

1989년 6월 4일 중국군은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모여 민주화 요구를 하던 학생과 시민을 유혈 진압했다. 천안문 민주화운동 27주년을 맞은 지난 4일 중국은 침묵했지만 홍콩에서는 촛불 추모집회가 열렸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추모집회에는 12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6·4 천안문 운동을 재평가하라”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올해 집회 참가자는 지난해 13만5000명보다 1만명 줄었다.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학련)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홍콩대와 중문대 캠퍼스에서는 별도로 학생 2500여명이 모여 천안문 민주화운동이 홍콩의 민주화와 독립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학생들은 ‘민주 중국 건설’을 주장하는 촛불집회 주도 단체에 대해 홍콩 민주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에 “(중국의) 집권당만이 중국 국민의 과거 상처를 없앨 수 있다”면서 “성심성의껏 대만의 민주화 경험을 중국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국민이 중국을 전진시킬 수 있다”면서 중국에 이들을 소중하게 대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차이 총통은 “중국의 정치체계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4일 밤 타이베이 시내 중정기념관 자유광장에서는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중국의 조속한 민주화를 촉구하는 추모집회가 열렸다.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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