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정신과 그 영광을 표현한 이 시대의 대작”(뉴욕타임스) “당신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인생 최고의 영화”(뉴욕 채널1) “삶에 대한 영감을 주는 영화”(텔레그래프) “건강한 빛을 발산하는 매혹적인 작품”(워싱턴포스트). 1981년 선보인 영화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에 쏟아진 찬사들이다.
제54회 미국 아카데미 작품·각본·의상·음악 등 4개 부문을 휩쓸고 제35회 영국 아카데미 작품·의상·미술상과 제34회 칸영화제 남우조연·심사위원특별언급상을 받은 ‘불의 전차’는 19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육상선수 해럴드 에이브라함과 에릭 리델의 기적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국의 휴 허드슨 감독이 연출하고 벤 크로스와 이안 찰슨이 주연을 맡은 ‘불의 전차’가 오는 16일 국내 개봉된다. 1986년 ‘불처럼 달리는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KBS에서 방송되고 1995년 SBS에 이어 2011년 대구육상 선수권대회 때 KBS에서 다시 방송되기는 했으나 극장 상영은 처음이다.
영화는 단거리 선수 에이브라함과 리델이 개인과 국가의 명예를 위해 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지만 단순히 스포츠정신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편견과 좌절을 극복하며 불굴의 의지로 승리하기까지 인간의 도전을 감동적으로 그린 휴먼 스토리다.
케임브리지대학에 입학한 에이브라함은 파리올림픽 영국 육상 대표선수로 선발된다. 그는 유대인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 금메달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 스코틀랜드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리델 역시 타고난 기량으로 대표선수로 발탁된다. 둘은 100m 경기에서 숙명의 라이벌 관계가 된다. 하지만 리델은 자신의 경기일이 안식일인 일요일임을 알고 출전을 포기한다.
우여곡절 끝에 평일에 100m 대신 400m에 출전한 리델은 금메달을 목에 건다. 에이브라함도 100m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두 젊은이는 일약 영국의 육상영웅으로 부상한다. 올림픽 이후 리델은 중국에서 선교사 생활을 하다 1945년 일본 포로수용소에서 숨지고, 에이브라함은 법률가 및 언론인으로 활동하다 1987년 세상을 떠났다.
에이브라함을 연기한 벤 크로스는 외모뿐만 아니라 “올림픽 우승이 아니면 안 된다”며 각오를 다지는 감정표현에서도 실제 인물을 방불케 할 만큼 놀라운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리델 역을 맡은 이안 찰슨은 선교사이면서 국가대표선수인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성경을 독파하고 체력을 단련하는 등 피나는 노력 끝에 최고의 연기를 뽐냈다.
맨발로 해변을 달리는 선수들의 모습과 함께 들려주는 그리스 음악가 반젤리스 작곡의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는 스포츠 테마송으로 회자되고 있는 명곡이다. 반젤리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축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영화 제작을 총괄한 데이비드 퍼트남은 이후 ‘킬링필드’ ‘미션’ 등 명작을 남기며 영국 영화계의 르네상스를 펼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123분. 12세 관람가.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불의 전차’ 국내 스크린 달군다
입력 2016-06-06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