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롯데호텔 상장 스케줄

입력 2016-06-05 18:40 수정 2016-06-05 18:41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 진행되면서 호텔롯데 상장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롯데그룹은 6일부터 홍콩과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약 1주일간 진행할 예정이던 호텔롯데 상장 관련 해외 딜로드쇼(Deal Roadshow)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딜로드쇼는 주식 발행을 위해 회사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일종의 설명회로 주요 국제금융도시를 돌아가며 열린다.

딜로드쇼 행사 연기는 지난 2일 검찰의 롯데면세점 압수수색 때문이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 및 운영 과정에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10억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 같은 중요 사안은 한국거래소 등에 보고하고 협의를 해야 하는데, 연휴기간이 맞물리면서 그럴 시간이 부족했다”며 “딜로드쇼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호텔롯데 상장 일정 자체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 측은 “연휴가 끝나는 7일 검찰수사와 딜로드쇼 조정 등 상장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아직 상장일 연기 계획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들의 영향력을 줄이고, 향후 호텔과 면세점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이번 상장을 기획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30일 이례적으로 직접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기관투자가들에게 주식공모 참여를 요청하는 등 공을 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생기자 롯데그룹은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부정적 여론으로 호텔롯데 상장 시 흥행에 실패할 경우 4조6419억∼5조7426억원으로 예상되는 공모예정금액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재승인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추가 선정할 3개 대기업 시내면세점 사업자에는 지난해 면세점 특허에서 탈락한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그리고 신규 사업자 1곳이 유력하다.

하지만 입점 로비 의혹 탓에 면세점 특허 심사 항목 중 면세물품·매장 관리 역량이나 기업 이익 사회 환원 등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을 경우 선정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정현수 김유나 기자 jukebox@kmib.co.kr

[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