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우리 외교장관 중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북한의 오랜 우방인 쿠바는 이미 지난해 미국과 수교를 맺은 바 있어 우리와도 관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윤 장관은 4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에 한국 측 수석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ACS는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끼리 협력과 통합을 촉진하고자 1995년 8월 설립된 국제기구로 한국은 1998년에 옵서버 자격으로 가입했다.
윤 장관은 아바나 현지에서 우리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제가 대한민국 외교장관으론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한국과 쿠바 간 관계 개선을 위해 조용하지만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이번 방문 자체가 이를 상징하며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쿠바 양국의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선 “앞으로 한·쿠바 양측 간 다양한 노력을 하며 부단히 매진하다 보면 서로가 원하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처럼 접촉면을 넓혀 신뢰를 쌓다 보면 어느 시점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장관은 ACS 정상 세션 연설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는 데 ACS 회원국들이 목소리를 내줄 것을 당부하는 등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국의 대(對)중남미 외교에서 카리브해 국가들이 갖는 중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회의 의제인 기후변화와 지속가능개발 분야에서도 한국이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윤 장관의 연설문은 꽤 이례적으로 ACS 참가국 전체에 회람됐다고 한다. 연설문이 회람된 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발언을 제외하곤 윤 장관이 유일하다. 회의에 동석한 외교부 당국자는 “예외적인 배려 조치”라면서 “의장국 쿠바가 한국 외교장관의 첫 참석을 얼마나 각별하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ACS 정상회의는 미국과 쿠바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후 쿠바에서 처음 열린 정상급 다자회의다. 윤 장관의 참석은 ACS 측의 초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특히 미수교국인 쿠바에서 열린 점을 감안했다.
조성은 기자, 아바나=공동취재단 jse130801@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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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장관, 첫 쿠바 방문
입력 2016-06-05 18:29 수정 2016-06-05 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