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가 청정 섬 제주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산 원료를 강조하는 ‘제주 화장품’이 속속 출시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제주도가 직접 나서 화장품 공식 인증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제주특별자치도 공식 인증인 ‘제주 코스메틱 서트’를 업계 최초로 획득한 화장품 ‘비욘드 피토 모이스처’ 6종을 출시했다.
비욘드 피토 모이스처 제품에는 제주 순수 곡물(밭벼, 차조, 보리)에서 추출한 보습성분과 동백오일, 세라마이드로 구성된 제주 그래뉼 세라마이드라는 성분이 함유됐다. 제주 화산 암반수와 제주에서 서식하는 제주 조릿대, 제주 청보리, 모자반, 알로에 등 자연 그대로의 성분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자생하는 동백, 해초, 무환자 등을 담은 프리미엄 샴푸 ‘오가니스트 제주’ 라인 3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아예 브랜드 제품명에 ‘제주’를 넣음으로써 천연성분이 함유돼 있고 두피 자극이 적은 제품임을 강조했다.
‘제주 마케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대표적인 제주 화장품이다. 이니스프리 제품 원료를 연구하는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가 제주 서광다원 녹차밭 가운데 위치하고 있고, 화장품 체험존과 카페 등으로 구성된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도 있다.
이미 제주 화산송이, 한란 등 제주산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제주 탄산 라인 크림 3종’을 추가 출시했다.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 연구원들은 제주 곳곳을 찾아다니며 식물을 연구하고 현지 민속문화에서도 영감을 얻어 식물 활용법 등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료뿐 아니라 제품 디자인에도 제주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넣은 제품들이 특징이다.
지난 4월 출시된 ‘마이 쿠션’ 제품에는 제주 생녹차와 제주 그린티 시드 오일 등의 성분을 넣었을 뿐 아니라 케이스에도 제주의 컬러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처럼 뷰티업계가 제주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최근 환경오염과 화학성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정 제주에서 원료를 채취해 만든 제품이라는 자연주의 브랜드 정체성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높아진 인기만큼 무늬만 제주 화장품인 제품들도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지역에만 81개 화장품 제조업체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콘셉트만 제주에서 따온 것이거나 제주 원료를 극소량만 사용하는 제품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달 31일부터 제주 코스메틱 서트라는 인증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제주’ 이미지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제주 코스메틱 서트는 제주산 청정성분을 10% 이상 포함하고 제주도 맑은물을 담아 제주도에서 생산하는 제품임을 증명해 주는 제도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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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뷰티업계 앞다퉈 ‘제주’ 마케팅
입력 2016-06-06 0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