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朴대통령, 첫 숙제는 ‘꼬인 對野관계 풀기’

입력 2016-06-06 04:43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부터 12일간 이어진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5일 오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 이후 노동개혁 등 국정 현안 이행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순방 도중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야권이 강력 반발하는 등 냉랭한 정국이 조성된 것은 커다란 부담이다.

노동개혁과 일자리 창출 등 박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선 새롭게 출범한 20대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야당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되면서 정국 해법 역시 쉽게 도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여야 원내지도부와 회동하면서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지만 거부권 행사로 정국은 오히려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야권은 어버이연합 등 현안에 대해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대(對)청와대 강공 모드로 전환한 상태다. 야권 반발에 이어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복잡한 내부 사정으로 한동안 국정 뒷받침에 나서기 어렵지 않으냐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여야 3당이 임시지도부 체제라도 형성된 만큼 박 대통령이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형식을 빌려 조만간 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북핵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처하는 일도 시급한 현안이다. 최근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한동안 냉각기를 이어갔던 북·중 관계에 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미국은 최근 북·중 양측 압박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한·미·중 3국이 다시 한 번 첨예한 이해관계를 드러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순방기간 링거를 맞으며 강행군을 할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만큼 귀국 직후부터 바로 공식일정에 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당분간 일정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길에 동행 기자들을 상대로 해오던 기내 간담회는 물론 간단한 인사도 이번에는 생략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프랑스 마지막 일정으로 4일(현지시간) 그르노블의 이제르 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42년 전 유학 당시의 어학연수 수료증 원본 액자를 받았다. 그르노블은 박 대통령이 1974년 6개월간 유학했던 곳으로, 당시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갑자기 서거하자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당시 인연을 맺었던 장 보드빌 이제르주지사의 부인과 아들, 유학 당시 하숙집 주인 딸인 자클린 쿠르토 빌라노스씨 등을 만났다. 박 대통령은 이어 빌라노스씨와 함께 유학시절 머물렀던 하숙집을 방문, 10여분간 둘러보기도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정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