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공을 헌금·교인 수로 평가하던 시절 지나갔다”

입력 2016-06-05 20:43

“한국교회는 성장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섬김과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생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학회장 조은하 목원대 교수)가 4일 서울 양천구 한사랑교회에서 ‘지역공동체와 기독교교육’를 주제로 개최한 하계학술대회에서 김도일(사진)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이 같이 강조했다.

‘지역공동체로 나아가는 기독교교육’에 대해 발표한 김 교수는 “교회의 성공여부를 헌금과 교인 수로 평가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며 “대신 교회가 얼마나 지역사회를 잘 섬기고 예언자적 역할을 다하는지, 공적 종교로서의 사명을 다했는지가 평가의 척도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사회를 선도했던 초기 한국교회는 개인을 구원하고 부모를 깨워 가정의 질서를 세웠고 지역교회로서 전도와 섬김, 봉사를 하며 마을과 나라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는 건물이나 제도가 아닌 세상 속에 스며들어가 지역 속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백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가정, 교회, 마을을 통합하는 학습생태계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경건한 삶을 추구하는 가정들이 모여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신앙공동체인 교회를 이루고 지역 속으로 흩어져 섬기며 보살피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예수님이 지상에 계실 때 세리와 죄인 등 그 대상이 누구라도 함께했던 코이노니아 정신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봉사를 넘어 지역공동체 운동으로’를 제목으로 발표한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한국교회가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인구원에만 집착할 뿐 사회 해체와 도덕성 위기에 대한 대응에 무관심하다는 점”이라고 꼽았다. 이어 “교회 구성원들이 기독교의 사랑을 실천하고 생활 속에서 이웃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는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마을학교와 같은 지역공동체교육운동에 기독교도 참여해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관심 있는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며 자문을 해줄 수 있는 기구를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