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방문한 이스라엘의 전쟁기념관 입구엔 ‘잊어서는 안 된다’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여행가이드는 “역사를 잊어버리면 오늘이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은 없다”고 뜻을 설명했습니다. 6월은 보훈의 달이며 6일은 호국 영령들을 기리는 추모의 날입니다. 이날만이라도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주시고 우리에게 평화와 자유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한 감사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호국 영령들이 잠든 현충원에 일반인의 발길이 뜸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 나라가 어떻게 성장해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 과거는 잊고 단지 오늘 하루만 즐기려는 것 같아 두려운 생각까지 듭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죄의 속성이 가득한 땅에 행하시는 하나님의 평화 선언입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는 말씀은 예수님이 분열의 땅에 오셔서 구원과 함께 평화를 우리에게 주셨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이런 평화를 우리에게 주실 수 있었을까요. 본문은 ‘자기 육체’를 내어주시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으심으로 평화를 가능케 한 것입니다. 십자가에 내어주신 주님의 사랑은 모든 원수된 것을 소멸케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호국 영령들도 이처럼 자기 육체를 내어주는 사랑으로 이 땅을 지켰고 더불어 평화와 자유를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우리들이 몸담고 있는 교회가 하나 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습니다. 이런 분열과 막힘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은 일치와 평화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르려면 주님이 십자가에 당신의 몸을 내어주셨듯이 우리도 우리 안에 있는 교만과 이웃을 배려하지 못하는 심성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무모한 욕심과 편견이 우리에게 머물지 못하도록 십자가로 가져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독생자의 죽음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그 평화의 씨앗을 이 땅에 뿌려야 합니다. 분열과 파괴, 전쟁으로 갈라진 남북에 평화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러한 삶을 사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은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살고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 그것도 자녀가 되는 권세를 약속하신 것입니다. 주님이 예비하신 새나라, 영원한 나라를 사모하는 우리 모두가 돼야 합니다.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사람이 될 때 이 세상은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들어가게 되고 평화적인 통일도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의 나라와 영원히 안식할 하늘나라를 사모하고 맡겨진 사명에 충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땅에 그리스도가 살고, 그분을 따르는 교회와 성도들이 사는 참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 하나 된 교회와 조국을 간절히 사모하고 기도하는 성도들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안호원 목사 (서울 성지교회)
◇약력=△한신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경희대언론정보대학원 졸업 △열린사이버대 특임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교육위원
[오늘의 설교] 하나 되게 하시는 주님
입력 2016-06-05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