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능 모의평가 문제 유출 의혹 학원 강사 자택 압수수색

입력 2016-06-04 04:02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평가에서 일부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문제 유출 의혹을 받는 학원강사 이모(48)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그의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국어 강사인 이씨는 2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문제와 유사한 내용을 서울 강남의 한 대형 학원에서 강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모의평가 출제위원을 통해 모의평가 내용을 파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학원가에서도 문제 유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씨의 강의를 듣고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6월 모의평가 대비 노트 필기를 보면, ‘문학의 현대시(에서) (강은교 시인의) 우리가 물이 되어’ ‘고전시가 가시리’ ‘청산별곡, 서경별곡, 동동, 정석가 중’ ‘현대소설 삼대, 고전소설에서 최척전’이라고 돼 있다. 노트 내용은 대부분 모의고사에 나왔다. 평가원은 지난달 하순 이런 제보를 확인하고 지난달 31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수능과 모의평가는 보안의 정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수능 출제의원은 시험이 종료될 때까지 외부와 격리된다. 하지만 고교 교사와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모의평가 출제위원들은 출제를 마치면 바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모의평가 출제가 4∼5월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 유출 가능성이 있는 구조다.

이도경 강창욱 임주언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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