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대주주 지분에 대한 7대 1 무상 감자가 다음 달 1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창립 40년 만에 현대그룹의 품을 떠나게 된다. 현대상선까지 분리되면 한때 재계 서열 1위였던 현대그룹의 연매출은 2조원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글로벌 등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725만1264주에 대한 무상 감자안이 이사회에서 의결됐다고 3일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글로벌, 현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을 각각 17.51%, 1.77%, 1.65% 보유하고 있다. 주총 의결 이후 감자가 이뤄지면 이들 지분율은 각각 3.05%, 0.31%, 0.29%로 축소된다. 여기에 채권단과 비협약채권 투자자들의 출자전환과 용선료 협상 과정에서 선주들에게 약속한 출자전환까지 완료되면 기존 대주주의 총합 지분율은 현재 20.93%에서 1% 미만으로 조정된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에서 분리되고, 대주주는 지분율 40%대의 산업은행으로 바뀐다. 현대상선은 1976년 현대그룹 계열사로 세워진 아세아상선이 모태다. 현대증권을 매각하고 현대상선까지 떠나보내면 현대그룹에는 사실상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유엔아이 정도만 남게 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현 회장이 등기이사와 이사회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7대 1 감자를 결정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대주주 감자는 경영정상화 과정이며 앞으로 있을 출자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 개인주주들은 이번 감자의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대주주 감자 후 전체 주식수가 감소함으로써 주식가치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진해운도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대주주 감자와 출자전환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진해운도 현대상선과 비슷한 절차를 통해 경영권을 채권단으로 넘기게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이 성공하면 채권단이 결국 양사의 합병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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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 40년만에 현대품 떠난다
입력 2016-06-03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