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춤판’이 벌어진다.
프랑스 5대 국립극장 중 유일한 무용 중심 극장인 샤요 국립극장에서 8∼24일 한국의 5개 무용단체가 참가하는 ‘포커스 코레’가 열린다. 연간 250회 안팎의 공연에 관객 12만여명이 오가는 샤요 국립극장이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한국 무용 특집으로 마련한 행사다. ‘포커스 코레’는 대표적 공공 무용단체부터 현대무용계를 이끄는 중견 안무가와 기대주의 작품까지 고르게 포진됐다.
개막작인 국립현대무용단의 ‘이미아직’(9∼11일)과 폐막작인 국립무용단의 ‘시간의 나이’(16∼24일)는 1250석의 장 빌라르 홀에서 공연되고, 이인수 EDx2의 ‘모던 필링(Modern Feeling)’과 김판선의 ‘오운 메가헤르츠(Own Mhz)’(이상 8∼10일), 안성수 픽업그룹의 ‘혼합(Immixture)’는 420석의 모리스 베자르 홀 무대에 오른다. 이들 5편은 샤요 국립극장이 한국무용의 다양성과 동시대성을 현지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낙점했다.
‘이미아직’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안애순의 안무로 2014년 초연됐다. 전통 장례문화에 등장하는 삶과 죽음의 매개적 존재 ‘꼭두’를 모티프로 샤머니즘 미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올해까지 3년동안 꾸준히 업그레이드 된 이 작품은 파리 공연 이후 14일 벨기에 리에주 극장, 17일 루마니아 시비우 페스티벌까지 투어를 진행한다.
‘시간의 나이’는 샤요 국립극장의 상임안무가 조세 몽탈보와 국립무용단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춤과 영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지난 3월 한불 상호교류의 해 ‘한국 내 프랑스의 해’ 개막작으로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국립무용단은 샤요 국립극장에 앞서 8∼9일 프랑스 남부 도시 리옹에서 열리는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에서 ‘묵향’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의상과 음악, 무대 디자인을 비롯한 총연출을 맡은 ‘묵향’은 사군자를 소재로 선비정신을 수묵화처럼 담아낸 작품으로 최근 홍콩과 일본 등에서 선보여 호평받은 바 있다.
안성수 픽업그룹은 동시대 한국 현대무용계를 대표하는 중견 안무가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가 이끄는 단체다. 탁월한 음악적 감각으로 정평이 난 안성수는 지난해 초연한 ‘혼합’으로 프랑스 관객을 만난다. 동서양의 움직임을 혼합한 제 3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인수와 김판선은 한예종 졸업생들로 이뤄진 LDP무용단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인수 EDx2는 힙합, 연극, 마임, 아크로바틱 등 다른 장르와의 적극적인 만남을 통해 현대무용의 영역을 확장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던 필링’은 이인수의 대표작으로 현대 사회에서 점점 흐릿해지는 인간관계를 다룬 2인무다. 2011년 이 작품으로 제1회 베이징 국제 발레·안무대회 안무 부문 금상을 받기도 했다.
또 프랑스 엠마뉴엘 갓 컴퍼니 소속인 김판선은 폭발적인 에너지로 차세대 한국 현대무용의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LDP무용단에서 소리, 파장, 진동을 12명의 무용수로 그려낸 ‘12Mhz’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 ‘오운 메가헤르츠’에선 솔로춤으로 표현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파리 샤요 국립극장서 ‘한국 춤판’ 벌어진다
입력 2016-06-05 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