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한·미·일 동맹 중요… 김정은, 가학적 지도자”

입력 2016-06-04 04:00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얼굴) 전 국무장관이 자신의 외교구상을 발표하면서 한국-미국-일본 3국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반박한 것이다. 클린턴은 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가학적 지도자’라고 규정했다.

클린턴은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밝힌 외교구상에서 “나는 국무장관 시절 동맹인 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의 핵탄두 장거리 미사일을 격추할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한·미·일 3국은 모두 이 시스템 구축에 기여했으며, 이달 중 그것을 시험하기 위해 합동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그것이 동맹의 힘”이라고 역설했다.

클린턴은 “가학적 지도자인 김정은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트럼프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트럼프의 외교구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트럼프를 향해 “대통령이 될 준비가 안 됐을 뿐 아니라 지식과 안정감, 엄청난 책임을 요구하는 대통령직에 기질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꼬집고 “그에게 핵무기 발사 단추를 맡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연설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면서 트위터를 통해 “거짓말쟁이 힐러리가 나의 외교구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했다”고 쏘아붙였다. 트럼프는 전날에도 “클린턴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국무장관이었다”고 공격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화당의 1인자인 폴 라이언(사진) 하원의장이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위스콘신 지역매체 가제트(Gazette)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공화당의 주요 의제를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의 클린턴은 공화당의 희망사항을 어떤 것도 반영해줄 수 없는 후보”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라이언은 트럼프가 당의 사실상 대선주자로 확정된 뒤에도 “트럼프와 생각이 너무 다르다”며 지지를 유보해 왔다. 라이언까지 지지하고 나서면서 트럼프는 앞으로 공화당의 힘을 전폭적으로 얻게 됐다.

트럼프를 반대해 왔던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사설에서 라이언의 트럼프 지지 선언에 대해 “공화당 지도부가 용기를 갖길 응원했던 모든 미국인에게 슬픈 날”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