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7일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냈지만… 원구성 난항 책임전가 급급

입력 2016-06-04 04:00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이 우여곡절 끝에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의 임시국회 소집 합의에 따라 오는 7일 본회의는 열리게 됐지만 국회의장단 선출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야는 3일에도 원 구성 협상 난항과 관련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한 모습만 연출했다.

법정 시한 내 원 구성 완료를 공언했던 여야 3당은 교착상태가 이어지자 책임회피를 위한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더민주는 여당의 협상 거부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총선에서 패배한 집권당의 이런 식의 협상 태도는 청와대가 배후에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청와대는 빠져라”며 “정국을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있다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우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7일 본회의 개최에 대비한 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와 함께 새누리당을 압박하면서도 교착상태의 원인을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정쟁으로 몰아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3일째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협상에) 꼭 나와 달라”면서도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국회의장 및 주요 상임위원장 ‘쟁취 전투’를 중단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터로서 어떤 흥정도, 거래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혀 야당을 뒤집어놨다. 여당이 반대하면 야당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던 두 야당의 허를 찌른 것이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단독으로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려 했지만 여야가 공동으로 제출하는 것이 관례라는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여야가 오랫동안 나눠 맡아왔는데, 마치 시혜를 베풀고 큰 양보를 하는 것처럼 국민에게 말하기 어렵지 않으냐”며 우 원내대표의 전날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정부 시절 원내 2당이었던 여당(새천년민주당)이 국회의장을 맡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국회의장직 사수 의지도 재확인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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