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호남 경쟁력, 안철수 공동대표의 중도층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투 트랙’ 전략을 모색해 온 국민의당이 오히려 ‘이중고(二重苦)’에 빠졌다. 안 대표와 당 지지율이 동시에 폭락하면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탓이다. 국민의당은 각각 현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각을 세우며 존재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 대표는 3일 기자단 오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친(親)재벌 정권’”이라며 “국민의당은 친재벌이 아닌 친기업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연달아 발생한 안전사고를 언급하며 “구조적인 문제를 풀지 않고 사람의 목숨으로 때운다.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의 투 트랙 전략은 기대만큼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4·13총선 이후 당 지지율은 하락 추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한 이후 안 대표 지지율도 폭락했다. 원 구성 협상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자 ‘세비 반납’ 발언으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이 역시 큰 반향 없이 ‘헛발질’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당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호남에서 압승을 거둬 야권의 적통을 확보했지만 지역주의 정당으로 비쳐진다면 전국 정당으로 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지금이) 교차투표에 대한 조정기이고 국민의당에 대한 열기가 다소 식어서 (지지율이) 무당층으로 빠져나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기감을 느낀 국민의당은 일단 안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지지율 만회를 꾀하고 있다. 안 대표는 다음 주부터 충북, 전북 등을 방문해 ‘강연 정치’를 재개한다. 또 이날 전당대회 실무 준비를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장에 김영환 사무총장을 임명하는 등 ‘안철수계’를 중용해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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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중고’… 당 지지율·안철수 지지율 동시 하락
입력 2016-06-04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