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해야 내가 낫고 자유로워집니다”… 가정치유 모노드라마 공연하는 윤향금 원장

입력 2016-06-05 21:04
윤향금 예수가정치유상담연구원장이 지난달 22일 경기도 안양 동산제일교회에서 가정치유 모노드라마 ‘거울’을 공연하고 있다.

‘50대 정신과 여의사에겐 아직도 마음 한쪽이 시린 사연이 있다. 초등학생 시절 정신질환을 앓던 이웃집 청년이 집에 불을 질렀다. 소녀를 제외한 가족 모두 질식사했다. 갑자기 고아가 된 소녀는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다. 4년 후 전도를 받아 교회 부흥집회에 참석했다. 하나님을 만났고 이웃집 원수 청년을 용서했다. 실어증을 극복하고 자신처럼 상처 입은 영혼을 치유하는 정신과 의사가 됐다.’

지난달 22일 경기도 안양 동산제일교회에서 공연된 가정치유 모노드라마 ‘거울’의 줄거리다. 윤향금(56) 예수가정치유상담연구원장은 정신과 의사와 내담자 등 1인 다역으로 열연했다. ‘거울’은 1992년부터 윤 원장이 20년 넘게 전국 교회와 학교 등에서 공연한 연극 작품이다. 무대에 선 횟수만 670여회에 이른다. 네온사인과 무대장치 등 볼거리가 많은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진심을 담은 그의 연기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1시간에 가까운 연극이 끝난 뒤 윤 원장은 가족 간의 갈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성도들을 위해 치유 기도를 하며 마무리했다.

윤 원장은 “연출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홀로 기도하며 연습했다”며 “이 작품은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있는 공연이다. 여러 가지로 부족해도 많은 분들에게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거울’의 메시지는 회개와 용서, 사랑이다. 윤 원장은 “우리에게 아픔을 준 사람을 용서하는 게 쉽지 않지만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확증하는 것(롬 5:8)”이라고 강조했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셨어요. 우리도 예수님의 승리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과 막혔던 통로를 뚫어야 하는데 회개와 용서가 있을 때 십자가의 능력이 이뤄집니다. 우리 또한 누군가에게 잘못할 수 있고요. 복수와 증오심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들이 십자가 사랑을 바라보며 가해자들을 용서하고 회개할 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윤 원장은 가정치유 연극을 하던 중 2003년 예수가정치유상담연구원을 개원했다. 남편 최해국 목사와 함께 목회자 치유 프로그램, 상담 등을 하며 내적치유 사역을 펼치고 있다. 윤 원장은 “하나님이 상담의 주체가 되신다”며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성령님이 함께하셔서 내담자에게 필요한 말씀을 주시고 치유해주신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복된 사례들도 들려줬다. 40대 기혼 남성은 중학생 때 도둑으로 몰려 억울하게 처벌받은 후 말을 더듬고 살았다. 내적치유 세미나에서 “네가 도둑이 아닌 줄 내가 안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실어증과 대인기피증을 치유 받았다.

50대 중반의 한 여성은 10여년 전 이혼한 남편을 저주하며 살았다. 위장병과 불면증에 시달려온 그는 내적치유 세미나에서 전 남편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심을 발견하고 남편을 용서했다. 이후 각종 질병과 가난에서 벗어나 회복된 삶을 살고 있다.

윤 원장이 내적치유에 대한 소명을 받은 것은 1987년 미국 코네티컷 주의 뉴헤이븐에 살 때였다. 설거지를 하던 중 ‘산위에 올라가서 온 세상에 외쳐라 이것이 너를 향한 나의 메시지다’라는 하나님의 분명한 음성을 들었다. 그땐 몰랐지만 귀국 후 우연한 기회에 극단에 입단하면서 차츰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됐다.

둘째 아들도 상담을 전공해 윤 원장의 치유 사역을 돕고 있다. “우리 가족은 깨진 가정의 죄들을 청소하는 사명을 갖고 있어요. 상처로 고통 받는 우리를 보고 주님이 얼마나 마음 아파하실까요. 주님의 눈물을 닦아 드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안양=글·사진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