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편’ 살린 힐러리, 이번엔 덕 볼까

입력 2016-06-04 04:00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가족들이 2014년 11월 추수감사절 때 미국 뉴욕에서 함께 산책에 나선 모습. 오른쪽부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클린턴 전 장관, 외동딸 첼시, 첼시의 남편인 금융인 출신 마크 메즈빈스키. 첼시가 딸 샬럿을 안고 있다. 스틸포힐닷컴

힐러리 클린턴을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남편 빌 클린턴(69) 전 대통령이다. 빌이 제42대 대통령이었던 1993∼2001년 힐러리는 퍼스트레이디로서 건강보험 개혁을 주도하는 등 돋보이게 활동했다. 미국 국민은 이때 힐러리에게서 차세대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힐러리와 빌은 1971년 예일대 로스쿨 도서관에서 처음 만났다. 한 학번 선배였던 힐러리는 빌과 함께 졸업하기 위해 학교를 1년 더 다녔다. 심지어 뉴욕의 일류 로펌에서 일할 기회마저 고사하고 빌과 함께 아칸소주로 향했다. 빌이 졸업 직후부터 아칸소주에서 연방 하원의원 등 각종 선거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함께 아칸소대 로스쿨에서 일한 두 사람은 1975년 부부의 결실을 맺었다.

결혼 후에도 로댐이라는 결혼 전 성(姓)을 고수했던 힐러리는 1982년 빌이 한 차례 낙선 끝에 아칸소주지사 선거에 재도전하자 남편의 성인 클린턴으로 고치겠다는 깜짝 선언을 했다.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는 것이 보수적인 남부에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남편이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하는 동안에도 힐러리는 로펌에서 변호사로 계속 일했다.

그러나 1998년 ‘르윈스키 스캔들’로 클린턴 부부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빌이 탄핵 위기까지 처한 극한 상황에서도 힐러리는 “결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담담한 대처로 지지를 얻었다. 빌의 퇴임 후 힐러리는 연방 상원의원(2001∼2009)과 국무장관(2009∼2013)을 지내며 명실상부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터지는 빌의 성추문이 대선 행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은 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2명의 육성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3월에도 빌의 과거 정부(情婦)를 자처하는 여성이 “클린턴 부부가 여러 차례 낙태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부부에게는 외동딸 첼시(36)가 있다. 클린턴 재단에서 일하는 첼시는 2010년 금융인 마크 메즈빈스키와 결혼해 딸 샬럿을 낳았다. 오는 가을 둘째를 출산한다. 지난 1월 첼시 부부가 하룻밤에 4000만원 하는 초호화 리조트에서 겨울휴가를 즐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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