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69)의 재산은 45억 달러(5조3700억원)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분석이다.
트럼프는 2016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 113위, 전 세계에선 324위에 오른 억만장자다. 스스로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재산이 87억 달러(10조500억원)라고 밝혔다. 포브스 추산보다 2배 많다.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를 5개월 앞두고 강력한 후보로 등장한 그가 ‘금수저’를 물고 나온 부잣집 아들인지 사업 수완이 탁월한 천재 경영가인지에 의견이 분분하다. 게다가 포브스 추산액과 트럼프 본인이 밝힌 재산액이 5조원 가까이 차이 나는 것처럼 실제 재산이 얼마인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트럼프는 아직도 납세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트럼프
트럼프는 뉴욕시 퀸스에서 태어났다. 1936년 결혼한 프레드 트럼프와 메리 애니 트럼프의 3남2녀 중 넷째였다. 고조부가 독일계 이민자였다. 트럼프는 뉴욕군사대학을 나왔고 포덤대학교를 2년 다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 편입해 1968년 졸업했다.
그는 1971년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회사 이름을 ‘트럼프기업(The Trump Organization)’으로 바꿨다. 34세 때 뉴욕 한복판 코모도 호텔을 하얏트그랜드 호텔로 바꿨고, 이후 58층짜리 트럼프타워를 세워 부동산 개발업자로 인정받았다. 홀리데이인 체인을 사들여 돈을 쓸어 모았다. 1980년대 말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빚이 100억 달러(11조8800억원)에 달했지만 재기에 성공해 미국 경제의 부침을 겪은 산증인이 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재산규모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과 비슷하다”면서 “물려받은 재산을 잘 포장해 자신의 제국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그의 경영비결은 관심을 끌었다. 저서 ‘트럼프의 억만장자처럼 생각하라’ ‘글로벌 시대의 부동산 투자전략’ ‘트럼프 포기란 없다’와 자서전 ‘거래의 기술’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사업가로서 우리나라와 인연도 깊다. 1990년대 뉴욕 트럼프월드타워 건설 컨소시엄에 참가했던 대우건설과 2002년 서울 여의도에 41층 높이 대우트럼프월드를 짓는 등 전국 7곳에 ‘트럼프월드’를 세웠다. 브랜드를 빌려주고 5년간 700만 달러(80억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호화로운 억만장자의 삶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전용기 보잉757과 전용 헬기를 타고 다닌다. 이름을 브랜드로 내세운 술집, 보드카, 생수, 잡지사를 소유하면서 호텔, 카지노, 골프장을 경영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방송 제작에도 나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가 겨울을 보내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저택은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수입한 대리석으로 장식된 방이 118개 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스타인웨이 그랜드피아노로 장식돼 있다.
트럼프는 1996년부터 미스유니버스, 미스USA, 미스틴(Miss Teen)USA 대회를 개최했다. 수많은 여성과 스캔들이 터진 것도 이 과정에서다. 레슬링을 좋아해 소유한 호텔과 리조트에서 레슬링쇼를 자주 열었다. 2004년부터 공동소유 방식으로 운영하는 미국 NBC방송에서 젊은 사업가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는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Apprentice)’를 진행해 방송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 탄생과는 상관없이 그는 이미 대선에 출마함으로써 ‘남는 장사’를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출마 선언 후 트럼프의 재산이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후보자 재산내역서와 1년 전 신고 자료를 비교해 보면 리조트 운영수익, 인세 수입 등으로 그는 5억5700만 달러(6600억원)를 더 벌었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수익이 2배 가까이 늘었고 생수 ‘트럼프 아이스’도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팔렸다. 지난해 11월 대선에 도전한 이유를 담은 저서 ‘불구가 된 미국’ 인세 수입도 최대 500만 달러(59억5000만원)로 추정됐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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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4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