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를 식량 공급 전진기지로… ‘농경 영토’ 넓힌다

입력 2016-06-03 04:17

농림축산식품부가 러시아 연해주를 전진기지삼아 해외 식량기지 확보를 위한 액션플랜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국제 곡물가 하락에 따른 해외 진출기업 철수, 해외 생산 곡물 국내 반입 저조 등 그동안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2일 중국 시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농업장관회의에서 러시아 트카체프 농업부 장관과 ‘한·러 연해주 농업개발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나라는 농산업 복합단지 조성 등 중장기적인 연해주 농업개발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정부는 2007∼2008년 세계 곡물가격 급등을 계기로 2009년부터 해외 농업개발에 나섰다. 세계 6위 곡물 수입국으로 밀, 콩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해외 식량기지 확보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28개국에 163개 기업이 진출해 22만2000㏊의 농지를 확보했다. 이 중 73만5000㏊를 개발해 지난해에만 옥수수, 콩, 밀 등 28만4000t의 곡물을 확보했다.

연해주는 사업 초기부터 지리적 이점 등으로 해외 농업개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토지 가격은 매우 저렴했지만 농기계 수리 인력과 숙련된 노동인력이 부족해 투자했던 기업들 중에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철수한 사례도 있다. 지리상 가까운 연해주 지역에서 생산된 곡물은 국내 반입을 위한 운송이 어려워 대부분 현지에서 판매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이미 연해주에 진출해 있는 12개 영농기업의 정착을 지원하고 신규 기업의 진출 확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해 향후 10년간의 액션플랜을 새로 짤 계획이다. 관련 정책들이 단기간에 수립되면서 국제 곡물가 하락에 따른 해외 진출 기업 철수, 생산 곡물의 국내 반입 저조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해외 생산 곡물의 국내 반입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농업개발 사업을 국내 반입 사업과 상업적 투자에 따른 이윤획득 사업으로 이원화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국제 곡물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제 곡물가 하락 영향으로 토지 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해외 농업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할 기회”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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