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기독의원 릴레이 인터뷰] “힘 없다고 억울하지 않도록… 힘 있다고 반칙하지 못하게”

입력 2016-06-03 04:02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새누리당 이혜훈(사진) 의원은 2일 “하나님 나라에 가장 부합하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 한 마디로 정의로운 경제질서를 세우는 일에 기독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민일보의 ‘20대 국회 기독의원 릴레이 인터뷰’에 첫 번째 주자로 나서 “국민들이 힘이 없어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힘 있다고 반칙하며 특권과 횡포를 부려도 처벌받지 않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선 의원이자 경제통인 이 의원은 조만간 대기업 총수의 정치적 사면을 제한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른바 ‘휠체어금지법’으로 불리는 법이다. 그는 “재벌 총수 등 경제권력을 가진 이들이 공금횡령 배임 분식회계 등 기업 경영에 해악을 미치며 사익을 추구했음에도 실질적인 처벌을 면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2008년 3대 재벌 총수가 실질적 처벌을 받지 않고 풀려나는 것을 보면서 무력감을 느꼈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소비자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도 적극 찬성한다. 이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보듯 소비자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며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경우 나쁜 짓을 하는 기업이 문을 닫게 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문 닫을 게 두려워 나쁜 짓을 못하게 하는 예방효과 역시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의원은 곧 국회에 파송된 선교사로, 내가 있는 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겠다는 소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갈라디아서 1장 10절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를 언급하며 “이 말씀이야말로 모든 기독의원의 첫 번째 가치이자 의정활동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매일 성경 읽고 큐티 하는 시간을 빼먹지 않는다. 소그룹 기도모임에도 열심이다. 올해 들어서는 ‘창세기’부터 성경필사도 시작했다. 지금은 ‘열왕기상’을 쓰고 있다.

이 의원은 “하나님 나라를 무너뜨리는 일에 앞장서놓고 선거 때만 되면 교회에 표 달라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며 “교회가 정치인에게 장로 권사 등의 직분을 쉽게 주지 말고 정말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정치 생명을 걸 수 있는 사람인지 분별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기독정당 운동이 일어났던 절박함은 이해하지만 국회 제1당과 2당 지도부 등 입법의 주요 길목에 하나님의 사람이 포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는 21일 새누리당 기독의원 모임의 대표로 취임한다. 그는 “좋은 목사님들을 초청해 예배는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고, 입법과 예산 등 국회 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교계와 소통하며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지혜롭게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