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해운업의 부실이 은행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국내 은행 부실채권이 올해 1분기 31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석 달 만에 1조3000억원 늘었다. 여기엔 그나마 24조409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여신이 포함되지 않았다. 합쳐질 경우 외환위기 당시에나 있었던 부실채권 50조원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 국내 은행 부실채권 비율이 1.87%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비율은 ‘고정이하’ 여신을 총 여신으로 나눈 수치인데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이자를 연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상’이나 ‘요주의’로 분류돼 빠져 있다. ‘요주의’ 다음의 신용 하락이 바로 ‘고정이하’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수출입은행 12조6100억원, 산업은행 6조3420억원, 농협은행 1조4140억원 등의 대출이 있다.
금감원은 “업종별로는 조선업, 해운업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은 전체 부실채권 가운데 12.03%를, 해운업은 11.43%를 차지했다.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6.7%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수출입은행과 농협은행도 부실채권 비율이 각각 3.35%, 2.15%를 기록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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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불똥’… 은행 부실채권 50조 시대 우려
입력 2016-06-02 18:16 수정 2016-06-02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