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 유통업체 수사 본격화

입력 2016-06-02 18:19 수정 2016-06-02 21:14
환경단체로부터 스노폼을 맞은 노병용 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현 롯데물산 대표)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병주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임원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가습기 살균제 유통업체의 책임소재 규명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2일 노병용(65) 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현 롯데물산 대표)과 김원해(61) 전 홈플러스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3일에는 이철우(73) 전 롯데마트 대표와 이승한(70) 전 홈플러스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

롯데마트는 2004년, 홈플러스는 2006년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포함된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냈다.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노 대표는 “롯데 제품으로 피해를 본 가족 및 유가족 여러분께 어떻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지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2004∼2007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무를 총괄했다. 2007년부터는 같은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제품 판매와 광고 등 업무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했다.

홈플러스 김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그가 2004년 홈플러스의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를 제조·판매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2006년 마케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가습기 살균제 판촉·광고에도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제품 출시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롯데마트 이 전 대표와 홈플러스 이 전 회장도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가습기 살균제 유통업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 중 유통업체의 사법처리 대상자 윤곽이 드러나고, 이달 중순쯤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은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옥시레킷벤키저의 외국인 임원에 대한 조사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애경과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환경부의 흡입독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피해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