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폭발 사고] 시공업체, 용접공 자격증 소지 여부 확인도 안했다

입력 2016-06-02 18:32 수정 2016-06-02 21:43
경기도 남양주경찰서 황홍락 형사과장이 2일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 사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 붕괴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14명 중 대부분은 용접 자격증이 없는 일용직 근로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의 안전 관리도 부실해 전형적인 인재(人災) 사고임이 밝혀졌다.

2일 사건을 수사 중인 남양주경찰서 수사본부와 업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상자 14명 중 3명만이 용접공이었으며, 11명은 용접 자격증이 없는 일용직 철근공과 굴착공이었다. 경찰은 사망한 용접공 1명을 포함해 3명에 대해서도 용접 자격증 소지 여부를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지하 15m 아래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용접기를 사용해 철근을 절단하는 위험한 작업이었음에도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하도급 업체인 매일ENC는 용접공 등의 용접 자격증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중간 브리핑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이 1일 오전 7시15분쯤부터 교각 보강 작업을 했으며 교각 아래에 철골 구조물을 넣기 위해 미리 파놓은 구덩이 벽면에 튀어나온 철근을 제거하는 산소 용단 작업을 진행하다 7시27분쯤 갑자기 폭발 사고가 났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재 형사 인력을 전원 투입해 공사현장 인부, 목격자, 관계자 등 20여명을 상대로 사고 경위 및 현장 상황을 조사 중”이라며 “현장 안전 관련 자료를 확보해 현장 관계자와 작업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포스코건설과 매일ENC 사이 불법 하도급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건축물 설계, 건축허가 관련 서류, 작업일지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현장소장과 감리업체 관계자가 현장에 없었던 점이 확인됐다며 사고 발생 당시 상황에 대해 추가 확인하고 정확한 발화점과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은 “산소통과 가스통의 경우 작업 후에는 안전수칙상 기본적으로 보관소로 옮기게 돼 있는데, 안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며 “책임소재 여부 등 자세한 것은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가스안전공사 측과 가스통의 가스잔존 용량 등을 확인하고, 폭발이 일어난 지하 15m 작업장에 가스가 샜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남양주=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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