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느끼고 체험하는 종교관광 상품 눈길… 항일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 성지 순례길 탐방코스 개발

입력 2016-06-02 19:02
경남 창원시가 ‘종교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창원시는 항일독립운동가 주기철(사진) 목사의 숭고한 순교정신과 업적을 기리고 고귀한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주기철 목사 기념관과 손양원 목사 기념관을 잇는 ‘주기철 목사 성지 순례길 탐방코스’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주기철(1897년 11월 25일∼1944년 4월 21일) 목사는 일제강점기 때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항일운동을 펼치다 순교한 독립운동가다.

성지 순례길 탐방코스는 진해구 남문동 ‘주기철 목사 기념관’을 시작으로 웅천초등학교∼웅천교회∼경남선교 120주년 기념관∼마산문창교회∼손양원 목사 기념관과 생가를 돌아보는 62.5㎞의 코스다.

시는 이달 중으로 성지 순례길 이정표와 안내판 설치, 관광 코스 지도 제작, 전문 안내사 양성 등을 완료하고 7월부터 성지 순례길 탐방 코스에 대한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기념관은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항일운동을 펼치다 순교한 항일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의 신앙정신, 애국애족 및 독립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고향인 웅천에 지상 2층, 연면적 1098㎡ 규모로 지난해 3월 24일 문을 열었다.

웅천개통학교(현 웅천초등학교)를 졸업한 주기철 목사는 고향교회인 웅천교회(창원시 진해구 웅천동)를 13세부터 다녔다. 1900년 호주 장로교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세워진 웅천교회는 현재 주기철 목사 순교 기념관과 추모비가 있다. 마산 문창교회는 1931년 7월 주기철 목사가 부임하여 포교활동을 했던 곳으로 당시 교회 내부 사정으로 어려웠던 시절, 교회 안정화에 힘을 쏟은 기념으로 현재 문창교회 역사관에는 무학산에서 주기철 목사가 기도하던 십자가 모양의 금간바위를 축소·보관하고 있다.

‘경남선교120주년 기념관’에는 주기철 목사, 손양원 목사(함안), 최상림 목사, 이현속 전도사(함안)의 순교자 기념비와 호주 선교사 8명의 순직기념비, 부산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126명의 호주선교사들의 유품이 보관돼 있다.

손양원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등 일제에 항거하고 공산주의에 대항한 진정한 애국지사이다. 경남성경학원에서 성경을 공부했을 당시(1925년) 주기철 목사와 친분을 나누면서 1934년까지 부산, 양산 일대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2015년 10월 함안에 손양원 목사 기념관을 건립됐다.

창원시는 이번에 개발한 ‘주기철 목사 성지 순례길 탐방코스’를 ‘보는 관광’이 아닌 관광마케팅 전략을 접목해 ‘체험하고 느끼는 관광’으로 구성했다.

관광의 또 다른 즐거움인 기념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주기철 목사의 아포리즘(Aphorism· 金言)인 일사각오(一死覺悟·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한번 죽을 각오를 하다)를 액자, 타올, 십자가 목걸이 등으로 상품화할 예정이다.

또 주기철 목사가 마산 문창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할 당시 매일 밤 눈물로 기도했던 기도처인 무학산 십자바위 모형(인공바위)을 제작해 고난극복기도체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허종길 창원시 관광문화국장은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특색 있는 관광 상품 개발 일환으로 종교관광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해 국내외 종교단체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항일 역사의식과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학습하는 색다른 교육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