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 ‘녹조 악몽’… 먹는 물 비상등

입력 2016-06-02 18:17 수정 2016-06-02 22:09

미세먼지가 주춤하자 ‘먹는 물’에 비상등이 켜졌다. 때 이른 더위로 올해도 4대강과 호수에서 녹조(綠藻)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4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여름철 녹조 대응·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주요 구간의 수온이 6월부터 20도를 넘어서면서 남조류가 다량 번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낙동강 최하류 창녕함안보 인근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남조류 세포수 1000 이상)가 발령된 상태다. 지난해에는 한강에 최대 42일간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팔당호, 대청호 등지에 최대 35일이 넘도록 조류경보가 내려졌었다. 녹조 현상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가 대량 증식하는 것으로, 영양물질·일사량·수온·체류시간 등이 영향을 미친다.

여름마다 조류가 주요 수계를 뒤덮으면서 ‘먹는 물’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일부 남조류가 냄새나 미량의 독소를 배출하지만 정수처리 과정에서 모두 제거되므로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식수에 대한 국민 우려를 덜고자 녹조가 발생하면 취수구 주변에 조류 차단막을 설치하고 독소·냄새 제거를 위한 활성탄을 처리해 즉각 대응할 계획이다. 예방을 위해 9월까지 한강 수계 17곳과 낙동강 수계 27곳의 하·폐수 처리시설 오염물질 처리 기준을 상향 조정해 남조류의 ‘먹이’인 총인(T-P)을 줄이기로 했다. 또 녹조 발생 정도와 확산 경로를 분석하기 위해 주 1∼3회 수질을 분석하고 녹조 발생·성장 원인 분석 연구를 본격 추진키로 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