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누리, 이런 혁신비대위로는 환골탈태 어렵다

입력 2016-06-02 18:09
새누리당이 2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4·13총선에서 참패한 지 50일 만이다. 우여곡절 끝에 장기간 지속된 지도부 공백 상태는 해소됐지만 과연 이런 비대위로 침몰 직전에 몰린 집권당을 구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비대위는 김희옥 위원장과 당내 및 외부 인사가 5명씩 참여했다. 내부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이 당연직으로 포함됐다. 또 친박계 이학재 의원과 비박계 김영우 의원이 들어갔다. 외부 위원으로는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유병곤 전 국회 사무차장,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 임윤선 변호사 등 5명이 활동한다.

이번 인선은 지난달 24일 정 원내대표와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 친박계 최경환 의원의 3자 합의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앞서 새누리당은 정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와 혁신위를 각각 출범시키려 했지만 친박의 집단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비대위원으로 내정됐다가 친박이 극렬 반대했던 이혜훈 김세연 의원 등은 결국 제외됐다. 그리고 계파 몫으로 1명씩 안배한 것이다. 앞으로의 주요 안건도 비대위에서 친박, 비박 간 나눠먹기와 밀실 합의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11명 중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가 6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면서 비대위가 새누리당을 재빠르고 과감하게 수술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다. 비대위는 7월 말 또는 8월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한편 총선 패배로 내홍을 겪어온 당을 정상화하고 쇄신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당 내부 문제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도 시간이 부족한 셈이다. 탈당파 복당 문제 등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싶다. 자칫 얼굴마담에 그칠 수도 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고 새누리당의 환골탈태도 현재로선 기대난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