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틀러’ 최중경 출마… 공인회계사회장 선거 열기 후끈

입력 2016-06-02 18:56 수정 2016-06-02 21:43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환율 정책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한국공인회계사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공인회계사회는 2일 새 회장 선거에 최 전 장관,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민만기 공인회계사 등 3명이 출마했다고 밝혔다. 선거는 오는 22일 서울과 지방 5개 도시에서 22만여명의 회원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 전 장관은 2008년 이명박정부 당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고환율 정책을 채택한 책임으로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서 4개월여 만에 낙마했다. 그는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으로 있던 2003년에도 원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퍼부었다. “환율 개입을 위해 한국은행의 발권력도 동원할 수 있다”고 발언해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결국 과도한 환율 방어로 국고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고 물러나야 했다.

2011년 지식경제부 장관 청문회 때에는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탈세 등으로 논란이 되었다. 현재는 동국대 석좌교수로 있다. 그는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하기 전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붙어 삼일회계법인에서 1년여간 근무했다. 회계사회 관계자는 “회계사만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데, 자격은 충분히 된다”며 “과거에도 박찬종씨나 이종남 전 감사원장 등 정치권과 관료 출신 인사들이 회장을 역임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장관은 올해 초부터 출마를 공언해 왔다.

경영학원론(이필상·이만우·정순진 공저)의 저자로 유명한 이만우 교수 역시 삼일회계법인 출신이다. 1988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세무학회장, 한국회계학회장을 역임했다. 금융감독원 감리위원,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회계사 시험 출제위원으로도 오랫동안 활동해온 이 교수는 최 전 장관과는 회계 투명성 확보나 감사보수 현실화 등의 현안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 공인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 이사 출신으로 인천공인회계사연합회장, 한국공인회계사회 수석부회장을 지냈다. 선거는 최 전 장관과 이 교수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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