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온 땅을 덮고/ 자유는 하늘 춤추며/ 정의의 강물 힘차게 흐르는/ 그런 나라를 꿈꾼다/ 치유의 바람 불어와/ 남과 북 함께 손잡고/ 평화의 깃발 온 세계 날리는/ 그런 나라를 꿈꾼다.”
고형원(54) 하나의코리아(unitedkorea.org) 대표가 1일 발매한 ‘하나의코리아-더 아름다운 세계(United Korea 4 The World)’의 타이틀 ‘하나의 코리아’의 가사다. 하덕규 박종호 송정미 소향 등이 불렀다.
최근 고 대표가 상근하는 서울 동작구 부흥한국 사무실을 찾았다. 표정은 밝았지만 조금 지쳐 보였다. “앨범을 준비하는 수개월 동안 일주일에 사나흘씩 여기서 먹고 잤어요.” 사무실 스튜디오에는 폭 1m, 길이 2m의 간이 침상이 놓여 있었다. 침상 위에는 얇은 이불이 개어져 있었다. 타이틀 곡 연주를 부탁했다. ‘사랑은 온 땅을 덮고’란 노랫말이 조용하게 스튜디오를 울렸다.
부활 전인권 인순이 안치환 송소희 등 유명 가수 28명, 편곡자 22명, 연주자 127명, 음향엔지니어 22명 등 200여명이 4년 6개월 동안 음반을 만들었다. 어떻게 기획됐는지 궁금했다.
“아주 오래 전 시작된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1992년 인도네시아에서 한 장로님이 우리 민족을 위해 ‘전 세계 복음화를 위한 사명의 촛대를 옮기지 말아 달라’고 기도하셨어요.”
고 대표는 그 기도를 마음에 담았다. 이 기도 속에 만들어진 노래가 97년 예수전도단(예전단)에서 낸 첫 앨범 ‘부흥-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에 실린 ‘비전’과 ‘부흥’이다. 그는 20대 초반 예전단에서 활동할 때 사역자로서의 삶을 결심했다. 고교 1학년 때 서울 충신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고 대표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예전단에서 본격 활동했다.
“건축학과에 다닌다는 이유로 예전단에서 외국 악보 옮기는 걸 시켰어요. 건축과에서는 설계도를 많이 그리니까 악보도 잘 그리지 않겠냐는 거죠.(웃음) 그렇게 만든 악보를 ‘송북(Song Book)’이라고 불렀죠.”
87년 그가 처음 번역해 예전단 악보집에 실은 노래가 ‘예수 우리 왕이여’이다. 그는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이 없다. “당시엔 찬양을 인도할 때 기타로 반주를 했어요. 인도자가 200∼300곡의 코드를 외워야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송북과 반주 덕분에 제가 작사·작곡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건강 악화로 대학을 중퇴하고 90년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한 신학교에 진학했다. 캐나다에서 작사·작곡자로서 달란트를 발견했다. 캐나다에서 만든 노래를 모아 99년 ‘부흥2000-남북이 하나 되어 하나님을 섬기는 2000년대를 꿈꾸며’를 냈다. 2000년 한국으로 돌아와 부흥한국을 세우고 2003년 ‘부흥2003-한라에서 백두까지 백두에서 땅끝까지’란 앨범을 냈다. 2006년엔 ‘부흥2006-한 민족 한 핏줄 형제의 사랑으로’란 앨범을 냈다. 3년 뒤엔 ‘부흥 2009-하늘이여 외쳐라’를 냈다.
“한반도에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 열방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소망이 모든 앨범에 담겼습니다.” 이번 앨범도 크게 보면 그동안 낸 음반의 연장선에 있다. 고 대표는 열방으로 나아가기 위해 ‘통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평케 하는 자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하나님은 나눠진 남북이 하나 되는 것을 바라십니다. 분단은 우리 안의 어둠입니다. 나는 노래로 이 어둠에 빛을 비추고 싶습니다.”
고 대표는 2000년부터 매주 목요일 ‘통일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기도회를 열고 있다.
“통일을 위해 기도도 해야 하지만, 남북이 만나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셨어요. 사랑하지 않는 것은 죄입니다. 만나지 않는 현 상황은 어떤 의미에서 죄입니다. 만나야 사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노래 안에서 남북이 만나도록 하기위해 앨범을 만들었다. 그동안 통일을 주제로 작사·작곡한 노래는 25곡. 이번 앨범에 담긴 곡은 15곡이다. “내년 9월쯤 나머지 노래를 녹음해 하나의코리아 2집을 내려고 해요.” 2집을 낸 뒤에는 25개 곡으로 ‘통일 뮤지컬’을 만들 생각이다. 그의 마지막 꿈은? 남과 북이 만나 ‘하나의 코리아’를 부르는 것이다. 글·사진=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고형원 하나의코리아 대표 “남과 북이 만나 하나의 코리아 부를 날 꿈 꿉니다”
입력 2016-06-02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