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번 중국 방문에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앞세운 것이 과거 ‘장성택 숙청’으로 인해 와해됐던 북한 내 ‘친중 라인’의 재건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홍콩 봉황망은 31일 이번 방중과 이 부위원장에 대해 집중 조명하면서 이 부위원장을 2013년 5월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계파로 분류했다. 그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고모부이자 오랜 기간 북한 내 중국과의 창구로 통했던 장성택의 휘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위원장은 장성택의 친중 라인에 속한 중국통이자 경제통이기도 했다. 이후 상사의 실각과 처형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고권력자인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 역할을 했던 각별한 친분과 신뢰 덕에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2014년 외무상 자리에 오른 이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을 대신해 해외 각국을 돌아다니며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였다. 7차 당 대회에서는 사망한 강석주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자리를 이어받았으며 노동당 국제부 부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현재 사실상 북한의 ‘외교사령탑’이자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북한이 이 부위원장을 직접 중국에 보낸 것은 최고위급을 특사로 파견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무게감 있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만큼 북·중 관계가 상당히 경색돼 있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계속되는 국면을 김정은정권이 무겁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북한 내 친중 라인이 와해됐듯 중국 내 북한과의 창구들도 장성택 숙청 이후 상당부분 소실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때문에 이 부위원장이 북·중 외교의 전면에 직접 나선 이면에는 과거 장성택 라인에서 다진 중국과의 친밀도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이 위원장이 마치 ‘제2의 장성택’과 같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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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2의 장성택’ 이수용 앞세운 이유는? ‘친중 라인’ 재건 中과 관계 복원 시도
입력 2016-06-02 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