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탈출한 여종업원들이 최근 남한으로 들어온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들의 탈출 사실이 처음 알려진 지 일주일여 만이다.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산시(陝西)성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들로 31일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평양 출신 20대 여성들로 태국에서 항공편으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태국 방콕의 유엔난민시설에 머물면서 한국행을 기다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탈북자 매체인 ‘뉴포커스’는 중국 상하이 소재 북한식당에서 여종업원 3명이 집단 탈출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이틀 뒤인 지난 25일에는 이들의 근무지가 상하이가 아닌 웨이난(渭南)시의 한 샤부샤부 식당이라고 정정했다. 탈출 과정에서 1명이 잠시 이탈하면서 실제 근무지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들이 탈출한 당시부터 국내에 들어올 때까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통일부 측은 “최근 제3국에서 근무하던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입국한 것은 사실”이라고 입국 자체는 확인하면서도 “입국 경로 등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지난 4월 중국 닝보(寧波)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했을 때와 상반돼 비판을 사고 있다. 당시 정부는 이들의 탈출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대북 압박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찬한 바 있다. 반대로 이번에는 탈북자 단체 등을 통해 탈출 사실과 이동 경로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제한적으로만 사실을 확인했다.
때문에 정부가 지난 4월 탈북 사실을 공개한 건 사실상 ‘총선용’이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우리 정부는 탈북자 동향과 관련해선 안전을 고려해 일절 함구해 왔으며 선제적으로 종업원 탈북 사실을 공개한 건 매우 이례적이었다. 반대로 총선이 끝난 뒤 또다시 종업원 탈출 사건이 발생하자 기존 매뉴얼대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얘기다.
특히 당시 정부가 직접 탈출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북한 당국이 “집단 탈북이 아니라 남측의 집단 유인·납치”라며 도리어 ‘역공’을 펼치는 빌미만 제공했다는 평가다. 북한 측은 대남선전매체에 탈출 종업원 13명의 신원까지 모두 공개하며 “즉각 송환하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반대로 정부 측이 철저히 함구한 여성 종업원 3명에 대해선 북한 측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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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탈출한 북한 식당 女종업원 3명, 태국서 머물다 국내 입국
입력 2016-06-01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