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조강특위에도 비호남·원외인사 중용 기류… 당직 물먹은 호남파 對 안철수계 긴장 고조될 듯

입력 2016-06-02 04:02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운데)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선 최고위원, 천정배 공동대표, 안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 구성찬 기자

국민의당이 이르면 3일 각 본부 산하 위원장급 등 추가 당직을 인선하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구성을 완료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비호남·원외인사 중용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핵심 당직에서 배제됐던 ‘호남의원’ 대 ‘안철수계’의 긴장 관계가 고조될 전망이다.

또 “없는 당을 있다고 하고 선거를 치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허술했던 조직체계를 전당대회와 대선을 앞두고 얼마나 정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기대 반 우려 반’ 시선이 교차한다.

김영환 사무총장은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3일쯤 추가 당직 인선 및 조강특위 위원 선임을 할 것”이라며 “이미 선정 절차가 시작됐고 지도부에서 추천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선 대상은 공석인 전략홍보본부 및 국민소통본부 산하 각급 위원장과 부대변인단 등이다.

이에 대해 한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역 의원들은 원내 활동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호남·원외인사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앞선 지난 10일에도 김영환 문병호 최원식 전 의원을 각각 사무총장과 전략홍보·국민소통 본부장에 임명해 “호남을 배제하고 안 대표 인사를 기용한 것”이라는 반발을 샀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지난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갈등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것을 잘 조정하려면 안 대표가 잘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당내에서는 이미 반감이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당의 ‘캐스팅보트’ 역할에 해가 될까 우려해 억누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 대해 한 호남 지역 초선 의원은 “지금은 지역보다는 사람이 중요한 때”라며 “결정 과정이 (합리적인지만) 보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파 안배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조강특위 위원 인사 역시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철수계 인사가 대거 중용될 경우 지역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당내 반발이 제기될 수 있다. 지역위원장에게는 각 지역의 대의원과 당원을 임명·모집할 권한이 주어지고, 이들의 성향은 당권·대권의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커질 경우 ‘안철수 사당’ 논란 격화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이미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극심했던 ‘전례’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사당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서라도 향후 모든 인사에서 공정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정치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