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비노 재격돌? 대권 위해 당권 접을 잠룡은… 더민주 당권 레이스 관전포인트

입력 2016-06-02 04:02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상대하고 내년 대선 레이스를 관장할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 작업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오는 8월 27일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개최 일정이 확정되면서 잠행하던 차기 당권 주자들도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친노 대 비노’의 해묵은 계파 갈등이 재현될지, 당권과 대권을 두고 잠재적 대선 후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임이 포착된 그룹은 중도 성향 중진 모임인 ‘통합행동’이다. 이들은 앞선 3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당 지도체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두관 의원은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모임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사람들만 나왔다”며 “출마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모두 불참해 구체적인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는 새로 가입한 진영(3선) 김두관(초선) 의원을 포함해 전체 10명 가운데 김부겸(4선) 박영선(4선) 송영길(4선) 김영춘(3선) 의원이 불참했다.

이 중 송 의원은 이미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고 나머지 세 의원도 자천타천 이름이 거론된다. 특히 야권 불모지인 대구에서 생환하면서 단숨에 대권 후보로 떠오른 김부겸 의원의 선택이 관심사다. 더민주 당헌은 대선 출마 시 당대표직을 선거 1년 전 사퇴토록 하고 있어 김 의원의 선택은 사실상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짓는 의미를 갖는다. 김 의원 측은 “당권과 대권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며 “주위 의견을 두루 듣고 있는데 보좌진과 조언그룹 의견이 반반으로 갈린다”고 말했다. 특히 당권·대권 욕심을 보일 경우 ‘국회의원 뽑아줬더니 지역구를 버렸다’는 비판이 나올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룰을 지켜본 뒤 결정하려는 분위기도 많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탈당 당시 가입한 10만명가량의 ‘온라인 당원’을 어느 수준까지 권리당원으로 인정할지 등 뇌관이 적지 않다. 대부분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이다 보니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청래 전 의원은 통화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라는 권유가 많아 고민 중이다. 결국 룰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종걸(5선) 이인영(3선) 의원도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 측은 “현재와 같이 권리당원 비율이 높으면 비주류인 우리에겐 불리하다”고 했고, 이인영 의원 측은 “구도가 안 정해져 결정을 못했지만 좋은 분이 많이 나오면 굳이 출마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원 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직 확보’로 방향을 틀면서 국회의장을 위해 뛰던 정세균(6선) 박병석(5선) 의원이 노선을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추미애 의원(5선)도 지난달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만 ‘계파갈등 프레임’에 빠져들 우려가 있고 당권 확보시 대권 가도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친노·친문 그룹에서는 출마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 친문 측 인사는 “친노에서는 나오겠다는 사람도, 뛰는 사람도 없다. 친노 의원이라 하더라도 많아야 3선, 대부분 초재선뿐”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최승욱 문동성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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