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과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서울 명동 주변에 비즈니스호텔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다국적 호텔기업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여행업계인 하나투어 등이 앞다퉈 ‘중소형’ 호텔을 개관하며 관광객 잡기 각축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올해 들어 개관한 비즈니스호텔만 5개에 이른다.
이처럼 명동이 새로운 호텔 명소로 각광받게 된 것은 강북 도심 주요 관광지가 인접한 데다 쇼핑과 이동에 가장 편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 등 정부의 호텔 건립 장려책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투어는 1일 서울 남대문시장 건너편 옛 대한전선 빌딩에 ‘티마크 그랜드호텔 명동’을 개관하며 ‘명동 대전(大戰)’에 가세했다. 하나투어는 명동을 많이 찾는 외국인 단체 및 개별 관광객의 요구에 맞춰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호텔은 지상 20층 규모에 트윈룸(345실) 등 모두 576개 객실을 갖추고 남산 및 도심 전망, 43인치 LED TV, EFL(귀빈층)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미국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이 서울 남대문로4가 숭례문오거리 인근에 개관했다. 지하 4층, 지상 22층 규모로 모두 409개 객실을 갖췄다. 지난 1월에도 롯데시티호텔 명동, L7호텔 명동, 골든튤립 엠 서울 호텔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명동 일대가 비즈니스호텔 격전지가 된 것은 편리한 위치 때문이다. 개별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고급 호텔을 선호하는 일본 관광객과 달리 중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숙박시설 지출 비중이 낮다. 쇼핑을 관광의 주요 부분으로 삼으며 도심에 위치한 숙소를 선호한다. 비즈니스호텔은 가격의 거품을 걷어낸 대신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유커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과도한 신규 호텔 공급은 가격경쟁과 더불어 인력 빼가기 등으로 인해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지역 객실 평균요금은 2012년 17만2553원을 기록했으나 2013년 16만115원, 2014년 15만2760원, 2015년 약 15만원, 올해 1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이 대거 진출하면서 중소호텔은 더욱 힘겨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티마크 그랜드호텔 관계자는 “호텔이 많이 들어서고 있지만 이용객에게 신뢰받는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면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유커를 잡아라”명동은 지금 ‘호텔大戰’
입력 2016-06-02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