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중인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면담에서 SOS를 쳤다. 김정은 정권이 마지막 기댈 곳인 중국의 바지끄덩이를 부여잡고 늘어진 모양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도발에 대한 응징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으면서도 짐짓 태연한 척했던 것은 결국 허풍이었던 셈이다.
지난 1월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접근법은 예전과 판이하다. 소극적이던 과거와 달리 대북 제재에 적극 나섬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고, 또 실천에 옮기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오판을 불러 결과적으로 도발을 막지 못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북한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이수용도 이날 면담에서 이 같은 뜻을 중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확고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비핵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제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중국은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자는 입장이다.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한·중 양국의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게 북한의 속셈이다. 북한이 비록 혈맹이라 할지라도 이번 기회에 핵 장난을 하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쐐기를 박지 않으면 김정은은 도발을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중국 당국은 알아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금은 대화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중국 당국도 이 점을 김정은에게 확실히 주지시켜야 한다. 그래야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다. 이는 또한 중국이 바라는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수용의 방중이 냉각된 북·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 단계에서 단정하긴 어렵다. 북·중 관계 개선이 꼭 우리에게 나쁜 것은 아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 오판하지 않게 한·중 공조가 빈틈없이 유지되도록 외교 역량을 집중할 때다.
[사설] 빈틈없는 한·중 공조만이 김정은 오판 막는다
입력 2016-06-01 18:39 수정 2016-06-01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