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訪中 성사 여부 최대 관심… 북핵 문제도 논의

입력 2016-06-01 04:52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중국을 전격 방문하면서 한동안 냉랭했던 북·중 관계가 전환점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올해 첫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중인데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까지 성사된다면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이후 5년 만에 북한 최고지도자의 중국 방문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 부위원장의 방중은 표면적으론 이달 초 열린 7차 노동당 대회 결과를 중국 측에 설명하기 위함이다. 방중 첫날 이 부위원장이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회담을 가진 뒤 대외연락부는 “조선 측이 7차 당 대회 정황을 통보했다”고 알렸다. ‘북·중 관계의 발전과 지역 평화·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대외연락부의 설명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 방중 문제와 북핵 문제 등이 폭 넓게 논의된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관한 논의는 역시 이번 방중의 최대 관심사다. 중국 측이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서도 논의될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성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국 측이 남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김 위원장 방중 조건으로 비핵화에 대해 더 진전된 입장을 보이라고 요구할 수 있어 무산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31일 왕자루이 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한 이 부위원장은 오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도 주목된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 당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에 선출되는 등 강석주 전 국제담당 비서의 뒤를 이어 명실상부한 ‘외교사령탑’ 지위에 올랐다. 오랜 기간 북·중 간 소통의 핵심 채널이었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이 부위원장 자신이 소문난 ‘중국통’이기도 하다. 때문에 양국의 이번 접촉은 단순히 의례적인 차원이 아니라 경제협력과 핵 문제, 대북제재 등 각종 첨예한 이슈들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북·중 관계는 2013년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급격히 얼어붙었다. 중국 지도부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퍼지면서 기존의 ‘혈맹’이 아닌 ‘보통국가’ 간 관계로 격하되는 듯했다.

하지만 중국은 계기가 있을 때마다 북·중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며 중간자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때마침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오는 6일부터 이틀간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위해 베이징을 찾는다. 이번 방중을 통해 북·중이 해빙 무드를 조성한다면 향후 북핵 문제와 북·미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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