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공간의 재발견… ‘수납공간이 스마트해졌다’

입력 2016-06-01 19:04 수정 2016-06-01 19:34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효과적인 수납공간 확보 및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GS건설이 경기도 평택시에 분양중인 ‘자이더익스프레스3차’ 84㎡B 타입에 적용된 거실 팬트리, 같은 단지98㎡B 타입에 적용된 드레스룸, GS건설이 지난해 3월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에 적용한 외부 알파공간, 롯데건설이 ‘목동 롯데캐슬 마에스트로’에 도입한 워킹케어 신발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GS건설·롯데건설 제공

아파트 수납공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분양가 등 여타 조건이 비슷하다면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늘린 아파트가 더욱 주목을 받는다. 특히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중소형 면적에 대한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납공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구 및 공간에 대한 옵션이 다양해지면서 수요자의 선택권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아파트 평면 및 수납공간에 대한 차별화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1999년 분양가 전면 자율화 이후부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다양한 수납공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파우더룸과 드레스룸이 등장한 것도 이즈음이다. 주방을 예로 들면 주방 작업 공간은 거실에 노출 안 되는 후면 발코니쪽에 배치되다 2000년대 중반으로 오면서 주방 작업 공간이 노출되도록 설계가 바뀌었다. 노출된 주방에 수납을 하기 위해 각종 서랍장에 살림을 보관할 수 있는 서구식 주방 시스템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돼 중소형 면적 위주로 시장이 재편됐다. 그러면서 작은 공간에 다양한 선택 옵션을 주는 방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붙박이장을 화장대, 책장과 결합한 디자인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형 가구가 많이 등장했다.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중소형 면적에서 4베이(Bay) 평면이나 3면 발코니를 활용해 면적을 극대화한 후 공간 자체를 활용한 옵션 상품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특히 발코니 면적 확장 시 생기는 공간을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주방 팬트리, 서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을 활용한 옵션 상품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GS건설이 2일 1순위 청약하는 경기도 평택시 ‘자이더익스프레스 3차’ 98㎡B 타입 확장형의 경우, 옵션을 포함한 베타룸까지 모두 5개의 방과 복도 팬트리를 갖출 수 있다. 같은 단지 84㎡B 타입은 효율적인 팬트리 크기를 갖추는 동시에 안방에 분리형 드레스룸을 신설했다. 72㎡A타입은 다용도실 및 복도 팬트리를 효율적으로 배치했다. 알파룸을 외부에 설치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GS건설이 지난해 3월 청라국제도시에 공급한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는 전 가구 오픈형 알파룸을 제공했다. 전 가구를 대상으로 외부에 창고 스타일의 알파룸을 제공해 소형 자전거, 유모차, 텐트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건설 역시 고객 수요를 감안해 수납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한 평면에 4개의 수납공간을 만든 스토리지 4.0을 개발해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에 적용했고, 마스터룸을 기존보다 0.5베이 추가로 확보해 대형 드레스룸을 만들었다. 수납공간의 편의성도 높였다. 지난달 31일 청약에 들어간 롯데캐슬 마에스트로에는 젖거나 오염된 신발 보관이 용이한 ‘워킹케어 신발장’을 설치했다. 또 감추고 싶은 물건은 숨기고 필요한 물건은 찾기 쉽도록 한 ‘하인드앤씩(Hide&Seek)’ 수납장도 적용했다.

공간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수요자 중심으로 최적화하는 기술 역시 진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아파트 내부에 가변형 벽체를 설치해 공간 활용의 자유도를 높인 신평면 상품 디 하우스(D.House)를 선보였다. 2018년 6월 입주 예정인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는 방과 방, 거실과 방을 나누는 내력벽을 3개로 최소화했다. 가변형 벽체를 설치하면 나머지 공간을 자유롭게 분할할 수 있어 가족 구성원에 변화가 생기거나 라이프 스타일이 달라질 경우 쉽게 리모델링할 수 있다. 이정민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 팀장은 “이전에는 알파룸, 팬트리 등 수납공간을 보완하던 차원의 공간 활용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거주자의 삶과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객 니즈(Needs)가 증가해 공간에 대한 연구도 더욱 섬세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