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토닥토닥… 관광공사 추천 ‘힐링의 숲’ 6選

입력 2016-06-01 17:52
경남 통영 미륵산에 자리잡은 미래사 편백나무 숲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눈부시다. 고즈넉한 숲길 끝에는 한려수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경기도 양평 산음 치유의 숲을 찾은 이들이 편하게 누워 숲과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힐링의 숲에서 산책하세요.’

한국관광공사는 ‘산책을 부추기는 힐링의 숲을 찾아서’라는 테마로 ‘2016년 6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발표했다. 전남 진도의 첨찰산 상록수림, 강원도 평창의 오대산 선재길, 경기도 양평의 산음 치유의 숲, 경북 영양의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 경남 통영의 미래사 편백 숲, 전북 완주의 공기마을 등 6곳이다.

◇깊은 그늘에 더위를 잊네, 첨찰산 상록수림(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첨찰산은 해발 485m로 아담하지만, 그 안에 많은 보배를 품고 있다. 소치 허련이 그림을 그리며 말년을 보낸 운림산방, 천년 고찰 쌍계사, 운림산방과 쌍계사 뒤를 넓게 두른 상록수림 등이다. 천연기념물 107호로 지정된 진도 쌍계사 상록수림은 진도군의 군목 후박나무를 비롯해 종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생달나무, 붉가시나무 같은 상록수와 덩굴식물, 활엽수가 어우러져 푸른 잔치를 벌인다. 쌍계사에서 시작해 상록수림을 거쳐 정상을 밟고 진도아리랑비 방면으로 내려오는 등산 코스는 2∼3시간 거리로, 무리 없이 걸을 만하다. 빽빽한 상록수가 깊은 그늘을 만들어 더위가 사라지고 숲의 청량한 기운이 몸속 구석구석까지 퍼진다.

◇세상의 근심을 씻어내는 천년 숲, 오대산 선재길(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2)=평창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고장이다. 오대산은 오래되고 기품 있는 전나무, 자작나무, 신갈나무 등으로 여름 풍경을 더욱 깊고 묵직하게 한다.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호젓한 숲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세상의 근심이 청정 계곡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숲에서 놀고 쉬고 건강도 지킨다, 산음 치유의 숲(양평군 단월면 고북길)=양평은 산과 계곡이 아름답다. 봉미산 자락에 자리 잡은 국립 산음자연휴양림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치유의 숲이 있다. 휴양림에서 휴식을 취하고, ‘치유의 숲’ 프로그램으로 힐링의 시간을 보내자.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숲을 거닐고,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이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느리게 걷는 치유의 길,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영양군 일월면 영양로)=일월산 자락에 위치한 푹신한 흙길로 어른 서너 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고 평탄하다.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있어 쉬어 가기도 좋다. 초여름 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느릿느릿 한적하게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길은 국내 대표 청정 지역인 경북 청송에서 영양, 봉화, 강원도 영월을 잇는 외씨버선길의 일부다. 숲길 탐방로는 일월면 용화리 윗대티골에서 시작하는 옛 국도길(3.5㎞), 칠밭목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칠밭길(0.9㎞), 옛 마을길(0.8㎞), 댓골길(1.2㎞) 등 4코스로 구성된다. 전부 걸을 수도 있고 원하는 곳만 걸어도 된다. 예약하면 숲해설사와 함께 숲길을 탐방하고, 대티골 주민이 운영하는 황토구들방에서 하룻밤 묵은 뒤 건강한 산나물 밥상도 맛볼 수 있다.

◇은은한 편백 향과 푸른 바다에 취하다, 통영 미래사 편백 숲(통영시 산양읍 미륵산길)=미륵산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숲길로 산책과 푸른 바다를 한 번에 취하는 일거양득 여행지다. 편백 숲 사이로 오솔길이 나서 편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오솔길 끝에는 깜짝 선물이 기다린다. 울창한 산림 너머로 호수인 듯 잔잔한 한려수도가 그림처럼 걸렸다. 나폴리농원은 편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효과적으로 누리는 체험 공간이다. 한 시간 정도 맨발로 숲길을 걷는 동안 심신이 치유된다.

◇몸과 마음을 살리고 위로하는 곳, 완주 공기마을(완주군 상관면 죽림편백길)=완주군은 다른 시도에 비해 일찌감치 마을 단위 사업을 도모했다. 종전의 체험 마을이 체험 학습 중심이라면, 완주는 어른들을 위한 쉼을 더했다. 지친 도시인의 힐링 여행지로 완주의 여러 마을을 손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각 마을의 독특한 색깔이 묻어나는 쉼터가 매력이다.

공기마을은 편백 숲과 짝을 이뤘다. 1976년 마을 주민이 심은 편백 10만 그루는 어느새 높이 자라 묵직한 그늘을 내린다. 그 품에 가만히 머물기만 해도 평안이 깃든다. 피톤치드의 진가다. 좀더 걸음을 내고 싶을 때는 편백숲 오솔길을 걷는다. 부담 없는 경사가 산책로 반환점까지 이어진다. 돌아오는 길에는 통문이나 유황 편백탕에서 한 번 더 숨을 고른다. 깊은 숲이 전하는 위로가 지친 몸과 마음에 새살이 돋게 한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