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터키 해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시리아 출신 세 살배기 에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전 세계에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약 9개월이 지난 최근 부모와 함께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한 아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다시 확산되며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제2의 쿠르디’라는 말도 나온다. 지금도 난민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구호단체인 ‘시워치(Sea Watch)’는 최근 구조대원의 품에서 잠든 듯 눈을 감고 있는 아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아기는 부모와 함께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를 향해 지중해를 건너다 27일 배가 난파돼 익사한 채 발견됐다.
아이를 안고 있던 구조대원 마틴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기를 처음 봤을 때 밝고 다정한 눈동자를 갖고 있다고 느꼈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니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았다”며 “참담하고 가슴이 미어져 나 자신을 달래기 위해 위로의 노래를 불러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난파선에서는 이 아기를 포함해 최소 45명이 숨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리비아를 출발해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난민이 7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워치 관계자는 “위험에 처한 난민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사진을 공개했다”며 “이 같은 사진을 더 보고 싶지 않다면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말로만 떠들지 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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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디 비극’ 9개월… 달라진 것 없는 세상
입력 2016-05-31 19:49 수정 2016-05-31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