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력·원자력 등 경제 분야는 물론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강력 대응키로 했다. 특히 케냐타 대통령은 나이로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및 국빈오찬에서 한국의 발전상을 극찬했다.
◇한국 발전상 극찬한 케냐 대통령, 북핵 규탄 동참=케냐타 대통령은 국빈오찬에서 “한국의 성공스토리는 호랑이를 생각나게 한다. 한국은 큰 시련 속에서 출발하고 생존 자체가 위험에 처하기도 했지만 조용히 세계를 덮쳤고 경제 강국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발전은 기적이 아니며, 한국의 성공 뒤에는 큰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호랑이는 스스로 호랑이임을 밝히지 않는다. 덮칠 뿐이다”라는 아프리카 작가 월레 소잉카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케냐타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 도발행위를 규탄하며 이런 행동을 중단할 것을 북측에 촉구한다. 한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효율적 이행을 위한 케냐 정부의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오찬에선 양국의 상생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케냐 속담에 ‘므코노 모자 하우친지 농베’라는 말이 있는데, ‘한 손으로는 소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대한민국은 케냐의 친구이자 동반자로서 케냐의 발전 과정에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40분 늘어난 1시간20분간 진행됐다.
◇전력·원자력·ICT 협력=한·케냐 정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력·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 원전·전력 등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033년 원전 운영을 목표로 하는 케냐에 우리 원전 건설과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내용이다. 또 케냐에 조성되는 한국산업단지는 우리 입주기업들의 대아프리카·대미 수출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내년부터 3년간 한·케냐 전자정부협력센터를 운영하고, 케냐과학기술원(KAIST) 설립 협력과 보건의료·농촌개발 협력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 정치·경제 핵심 기구인 동아프리카공동체(EAC)의 중심 국가인 만큼 우리 기업의 동아프리카 진출 역시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케냐 정상 모두 선친 때 수교 인연=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조모 케냐타 초대 대통령 영묘에 헌화했다. 양국 수교는 현재 두 정상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케냐타 초대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64년 2월 이뤄졌다. 그만큼 두 정상의 인연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유엔 3대 지역사무소이자 아프리카 내 유일한 지역사무소인 유엔 나이로비사무소(UNON)를 방문, 기념식수를 했다.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유엔 및 케냐 정부의 역할을 기리는 차원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나이로비(케냐)=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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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통령, 한국 발전상 극찬하며 북핵 규탄
입력 2016-05-31 19:00 수정 2016-06-01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