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유 업계 불황 제품 다양화로 뚫는다

입력 2016-06-01 04:22
식품업계가 식물성 원료를 주성분으로 하는 우유와 저지방 우유 등 다양한 특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유업 ‘아몬드 브리즈’와 정식품 ‘리얼 코코넛 밀크’, 남양유업 ‘맛있는 우유 GT 깔끔한 저지방’(왼쪽부터). 각 업체 제공

저출산과 식습관 변화 등의 영향으로 우유 소비가 줄자 식품업계가 식물성 원료로 우유를 만들거나 제품 고급화로 소비자 입맛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양한 우유를 활용한 카페 메뉴를 내놓는 등 ‘골라먹는 우유’ 시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직장인 이모(30·여)씨는 점심시간이 되면 커피전문점 할리스에서 ‘아몬드 브리즈’로 만든 카페라떼를 즐겨 마신다. 이씨는 생선과 유제품 등을 모두 먹지 않는 ‘비건(Vegan·엄격한 채식주의자)’인데 우유가 들어간 라떼를 아몬드우유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몬드우유의 명칭은 우유지만 소의 젖을 짜는 방식이 아니라 아몬드 원료를 갈아 물과 혼합한 식물성 음료다. 우유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젖당이나 유지방 등이 함유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아몬드 브리즈는 점유율 기준 우유업계 2위인 매일유업이 선보인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우유를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아몬드우유가 기존 우유의 대체제가 아니라 또 다른 소비 시장으로 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아몬드 브리즈는 온라인에서만 매달 배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인기가 높아지자 31일 ‘아몬드 브리즈 바나나 80’과 ‘아몬드 브리즈 초콜릿 100’을 새롭게 내놓기도 했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우유 시장은 과거 콩을 활용한 ‘두유’가 주 제품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유명 스타들의 다이어트나 건강 비결로 식물성 우유 음료가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코코넛, 호두 등을 활용한 우유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베지밀을 생산하는 정식품은 콩 이외에도 코코넛에 눈을 돌렸다. 정식품이 지난 4월 출시한 ‘리얼코코넛 밀크’는 출시 한 달 만에 50만개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오리지널 흰우유 시장은 상황이 좋지 않다. 우유를 주로 소비하는 연령층은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인데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점차 소비도 줄고 있는 것이다. 낙농진흥회 등에 따르면 흰우유 1인당 소비량은 2013년 27.7㎏, 2014년 26.9㎏, 2015년 26.6㎏으로 매년 줄고 있다.

우유 업계는 특화 제품을 선보여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픈 소비자를 겨냥한 ‘락토프리’다. 유당 분해요소가 적은 이들은 우유 속 유당인 ‘락토스’ 분해가 어려워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우유 소비를 꺼려 왔다.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출시했고 커피 전문점인 ‘라떼킹’과 협업해 락토프리 우유를 활용한 ‘소잘라떼’ 등 메뉴도 선보였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체세포수까지 1등급인 ‘나100%우유’를 확대하고 있다. 세균수 1A등급과 체세포수 1등급 원유만을 분리 집유한 제품이다. 남양유업은 우유의 고소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지방 함량을 줄인 ‘맛있는 우유 GT 고소한 저지방’과 ‘맛있는 우유 GT 깔끔한 저지방’ ‘맛있는 우유 GT 날씬한 저지방’을 선보였다. 핑크색·연두색 등으로 제품을 디자인해 칼로리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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