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지적재산권 전쟁’ 주의보

입력 2016-05-31 19:02 수정 2016-05-31 22:00

중국이 세계 최대 지적재산권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세계 특허 출원 중 3분의 1이 중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어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화웨이의 소송과 같은 ‘특허전쟁’에 대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1일 ‘중국 지적재산권의 시장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4년 기준으로 중국 내 지적재산권 출원 건수는 967만건으로 세계 출원의 46.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적재산권에서도 중국 내 특허 출원이 95년 1만9000건에서 2014년 92만8000건으로 급증했다. 세계 특허출원 중 34.6%에 달한다. 미국은 57만9000건으로 21.6%, 일본은 32만6000건으로 12.2%를 차지했고, 한국은 21만건으로 7.8%에 그쳤다.

현경연은 중국 현지 기업들의 소프트파워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4년 중국 거주자가 출원한 특허는 80만1000건으로 비거주자 12만7000건을 압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거주자 특허 출원에서 한국 비중은 9.1%에 불과해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미국에 미치지 못했다. 현경연 천용찬 선임연구원은 “기술과 제품에 우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중국 내 특허출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허분쟁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중국 내 특허소송 건수는 2014년 7671건으로 직전 3년간 연평균 86%씩 증가했다. 우리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소송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IT·전기전자 등 우위 산업의 기반기술을 활용한 파생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스마트자동차·통신기술 등 중국의 전략적 신흥산업 분야와 우리나라의 미래성장동력이 중첩되는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원천기술과 미래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재정적 지원도 주문했다. 천 연구원은 “현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제도적 틀을 활용해 중국에서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사전에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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