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6차전. 르브론 제임스(32·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4쿼터 종료 10.6초를 남기고 벤치로 돌아갔다. 승부는 이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쪽으로 기울었다. 제임스는 코트를 떠나기 직전 뜨거운 맞대결을 펼쳤던 스티븐 커리(28·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악수를 건넸다. 커리는 포옹으로 화답했다. 시리즈 전적 2승4패. 제임스는 파이널 우승의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단 하나의 왕좌를 두고 올 시즌 동·서부지구 1위를 차지한 두 팀이 재격돌한다.
골든스테이트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 NBA 서부 콘퍼런스 결승 7차전(7전4선승제)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96대 88로 누르고 2년 연속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 극적인 승부였다. 골든스테이트는 한때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후 3연승으로 파이널에 올라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과시했다.
무릎 부상의 여파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커리는 5차전부터 부활했다. 파이널 진출의 향방이 걸린 7차전에서는 36득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특기인 3점슛은 12개를 시도해 7개(58.3%)를 꽂으며 해결사의 면모를 되찾았다. 클레이 탐슨은 6,7차전 동안 3점슛 17개를 터뜨리며 커리의 조력자 역할을 다했다.
클리블랜드는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토론토 랩터스를 4승2패로 누르고 일찌감치 파이널 진출을 확정했다. 제임스는 지난해 파이널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다. ‘빅3’로 꼽히는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외로운 싸움을 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3인방이 모두 정상적인 몸 상태를 갖췄다. 제임스는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경기당 평균 25.4득점으로 활약하며 파이널 진출의 보증수표다운 모습을 보였다.
제임스는 올해로 6시즌 연속 파이널 무대를 밟는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마이애피 히트 유니폼을 입고 파이널 우승과 준우승을 두 번씩 경험했다. 2012, 2013년에는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제임스는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로 복귀해 우승을 노렸으나 골든스테이트에 무릎을 꿇었다. 제임스는 친정팀에서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이루려고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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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31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