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집안·공장 순찰… 친구같은 든든한 로봇

입력 2016-06-01 04:00
30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랑스 테크 데이 인 코리아(French Tech Days in Korea)’에서 한·불 합작 로봇 개발회사 코봇 로보틱스(Corbot Robotics)의 노버트 듀크로 공동대표(맨 왼쪽)가 24시간 보안·감시 로봇인 ‘아이시유(ISEEU)'를 소개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집안에서 새 친구(Companion) 같은 존재가 될 겁니다.”

지난 30일 ‘프랑스 테크 데이 인 코리아(French Tech Days in Korea)’가 열린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노버트 듀크로 코봇 로보틱스(Corbot Robotics) 공동대표는 한국의 코어벨(Corebell)과 합작한 후 3년에 걸친 개발 끝에 완성한 가정용·산업용 안전감시 로봇 ‘아이시유(ISEEU)’를 두고 ‘친구’라고 표현하며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렸다.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아이시유의 외형은 자동차 미니어처 버전으로 제작됐다. 푸른빛이 번쩍거리는 이 패트롤카는 집안이나 공장에서 소리, 온도, 이산화탄소 수치 등의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사용자의 스마트폰 앱으로 위험을 알린다. 3D 센서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해 장애물이 있더라도 피해 다닐 만큼 똑똑하다. 로봇 사용자가 A지점에서 B지점까지 길을 정하면 그 길대로만 순찰한다.

아이시유는 듀크로 대표의 구상으로 탄생하게 됐다. 듀크로 대표는 과거 자신의 별장이 화재로 새카맣게 탔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안전을 담보할 보안 시스템은 비싼 비용 때문에 보급률이 낮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감시 기능이 뛰어나면서도 비용은 저렴한 로봇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3년 전 리옹 전시회에서 코어벨 최훈 대표를 만났다.

듀크로 대표는 “전시회에서 최 대표의 회사가 보여준 로봇 제품이 무척 마음에 들어 그 자리에서 합작하자고 했다”며 “두 나라 모두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세계 5위 안에 들기 때문에 잘될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도 “듀크로 대표와 함께하면 해외 유통망을 뚫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했다. 듀크로 대표는 현재 프랑스 항공기 제조회사 에어버스의 아시아 총괄책임자를 맡고 있기도 하다.

아이시유를 개발하면서 두 대표는 서로를 “어이, 친구(Hey, mate)!”라 부를 만큼 친밀해졌다. 두 회사의 역할 분담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듀크로 대표의 로봇 전문 유통회사 빅 로봇(Big Robots)은 운영체제(OS), 디자인, 마케팅을 담당하고 코어벨은 내비게이션과 센서 기술 개발을 맡고 있다.

아이시유 시판 예상 가격대는 1000달러(약 119만원)선이다. 국내 바이어를 찾으면 올해 안에 국내 유통망을 통해 판매가 가능하다고 코봇 로보틱스 측은 소개했다. 코봇 로보틱스는 현재 아이시유 버전2도 개발 중이다. 아이시유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실버케어와 오락, 교육 기능까지 갖출 예정이다. 예를 들어 집안에서 노인이 건강상의 위험을 로봇에게 알리면 다른 가족들이 곧바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로봇 상단의 모니터를 통해 의사의 간단한 응급 진단도 가능하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열렸다. 최첨단 기술 기반의 8개 스타트업과 에어버스, 르노삼성, 파스퇴르연구소 등 기존 유명 기업을 포함한 27개사가 참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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