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업 구조조정을 감당해야 할 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9%대로 떨어졌다. 산업은행을 포함해 대부분 은행은 14%대를 유지하곤 있지만,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경우 다른 은행들도 BIS 비율이 내려간다.
금융감독원은 3월말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은행 자기자본비율을 30일 공개했다. 수은이 총자본 기준 9.89%로 지방은행을 포함시켜도 은행들 가운데 꼴찌였다. 안 그래도 조선·해운업에 여신이 많은 수은인데, 지난해 9월에 이어 또다시 9%대로 주저앉았다. 은행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인 10%에 못 미친 것이다.
같은 국책은행인 산은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수은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5000억원어치를 현물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정부가 주식을 동원해 수은의 BIS 비율을 10%대로 간신히 끌어올린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수은 관계자는 “5000억원 자산이면 6월말 BIS 비율은 0.35% 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손실에 대비해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이다. 산은의 BIS 비율은 14.60%로 국내은행 평균(14.02%)보다 높지만, 대우조선의 여신을 ‘정상’ 분류하는 등 수조원 규모의 충당금 적립을 미루고 있다. BIS 비율은 분모에 위험자산, 분자는 이익잉여금 등을 놓고 계산한다. 충당금은 특히 위험자산의 증가와 이익잉여금의 감소를 동시 의미하기에 BIS 비율엔 치명적이다. 정부가 한국은행을 통해 수은에 직접 출자 방식의 자본 확충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한은 주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이 구조개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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輸銀 BIS 자기자본비율 9%대 추락
입력 2016-05-30 18:19 수정 2016-05-30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