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여관·제조업 임시일용직 5만명 실직

입력 2016-05-30 18:28 수정 2016-05-30 18:55
지난 4월 제조업 분야와 음식·숙박업 사업체에서 임시·일용직 근로자만 5만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불황과 구조조정 파고를 직접 겪는 업종의 고용 충격이 임시·일용직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4월 마지막 영업일 현재 1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전체 종사자 수는 163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늘어났다. 상용근로자가 42만9000명(3.2%) 늘어난 영향이다. 그러나 임시·일용근로자 수는 6만6000명(3.7%) 줄었다.

산업별로 보면 특히 음식·숙박업과 제조업에서 임시·일용근로자 수가 각각 3만2000명, 1만8000명씩 감소했다. 사라진 임시·일용직 일자리의 75.8%가 제조업과 음식·숙박업 쪽이었다. 음식·숙박업은 내수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폐업이 속출하는 등 업종 전반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제조업 역시 최근 조선·철강 등에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앞두고 여느 업종보다 실직 불안이 높은 상태. 그런데 이들 분야의 상용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각각 1만1000명(음식·숙박업), 5만1000명(제조업)씩 늘어났다. 불황과 구조조정의 충격이 고용안정성이 가장 약한 고리인 임시·일용직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사내 하청 근로자보다 더욱 취약한 ‘물량팀’을 중심으로 대량 실직이 시작된 상태다.

이직자 수도 2.8% 줄어들었다. 비자발적 이직자는 3.7% 증가했다. 비자발적 이직은 기간제 근로나 파견 근로 등에서 고용계약이 종료되거나 구조조정 등으로 해고돼 이직한 경우를 말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임시·일용직 감소를 경기 침체 때문만으로 보긴 어렵고 상용직 증가세가 꾸준하기 때문에 대체된 측면도 있다”면서 “다만 제조업과 음식·숙박업 등은 상용직 증가가 미약하고 임시·일용직 감소는 지나치게 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신규채용 감소도 두드러졌다. 4월 입직자 중 신규채용은 65만32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5만9000명(8.3%) 줄었다. 신규채용은 300인 미만 사업장뿐 아니라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줄었으며,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지난 3월 기준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1인당 임금총액은 461만3000원으로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임금상승률이 0%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0.3%) 이후 4개월 만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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