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대한항공, 日 언론 ‘여객기 화재 사고 대처 미흡’ 보도에 곤혹

입력 2016-05-31 04:35

대한항공이 자회사인 한진해운 구조조정, 노사 갈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여객기 엔진 화재 사고까지 발생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게다가 사고 발생 이후 일본 현지에서 대처가 미흡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7일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화재 사건 대응 과정에서 일부 비상 슬라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고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사고 발생 당시 우측 제일 뒤에 설치된 비상 슬라이드가 바람에 휘어지면서 사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탑승객의 말을 인용해 탈출을 돕는 보조자가 없어 슬라이드 아래에서 넘어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대한항공은 사고 대처를 지적하는 보도가 잇따르자 기장과 승무원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비상상황 발생 시 슬라이드 하단에서 다른 승객을 도와주는 보조자는 비상구 착석 승객으로, 해당 비행기에서도 이런 절차대로 수행했다는 것이다. 또 비상 슬라이드가 모두 정상적으로 펼쳐졌지만 한 개는 강풍으로 이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기장과 부기장 역시 절차대로 대처했고, 승객이 모두 탈출한 후 비행기를 빠져나왔다고 강조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엔진 결함이나 정비 불량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부담이다. 일본 운수안전위 초기 조사 결과 조류 사체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수안전위는 30일 한국, 미국 등 관계국 조사관들과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원인과 관계없이 국내 항공사의 일본 내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적기에 대한 일본 내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다. 2013년 8월 니가타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오버런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히로시마 공항 착륙 사고가 있었다. 니가타공항 사고 원인에 대해 일본 운수안전위는 ‘기장의 오인’으로 결론 내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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