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용선료(선박 임대료) 협상이 급진전돼 상당부분 타결됐다고 산업은행이 30일 밝혔다. 채권단을 대표해 용선료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산은은 “현대상선이 그간 해외 선주사들과 개별협상을 통해 용선료 조정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용선료 협상에) 큰 진전이 있었다”며 “외국 선사들과 기본적 방향에 합의했고 세부적인 조건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대형 컨테이너선을 현대상선에 빌려주고 있는 5개 선주사들과의 협상과 관련, “모두와 매우 의미 있는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17개 벌크선 선주들과의 협의에 대해서는 “최종 제안을 제시한 상태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합의 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 초 문서에 서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종 타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협상이 마무리되고 있는 단계지만 용선료 조정률 등에 대한 세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협상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선주들에게 용선료를 20∼28%씩 내리는 대신 그만큼 주식이나 장기채권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용선료까지 협상에 성공하면 최종적으로 20% 안팎으로 용선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후 주식전환 비율이나 장기채권 이자율 등 세부적인 조정까지 마치려면 최종 타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최종 타결 전에 정부와 채권단이 협상 상황을 공개한 것은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 때문이다. 사채권자들의 채무조정 합의를 위해선 용선료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글로벌 얼라이언스(해운동맹)의 한 축인 디얼라이언스도 2일 서울에서 현대상선 측과 만나 동맹 가입 문제를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도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방 우성규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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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20% 안팎 인하할 듯
입력 2016-05-30 18:20 수정 2016-05-30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