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공무원 집중근무제 “환영”“불편” 극과 극

입력 2016-05-31 04:00

일부 정부부처가 도입한 ‘집중근무시간제’에 공무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자치부 등은 일에 집중이 잘되는 시간을 정하고 이 시간에는 업무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중근무시간제를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해수부는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2∼4시가 집중근무시간이다. 지정된 집중근무시간에는 회의, 부서 간 전화, 자리 벗어나기 등을 자제해야 한다. 집중근무시간제는 인사혁신처가 지난 2월 발표한 근무혁신 지침 중 하나로, 도입 여부는 부처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제도 시행 후 공무원들의 반응은 환영과 불만으로 나뉜다. 상관에게 업무 지시를 많이 받는 사무관이나 주무관은 환영하는 쪽이다. 해수부의 한 주무관은 “평소 과장에게 업무 지시를 받거나 타 부서에서 전화받을 일이 많아서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데 집중근무시간제 시행 뒤 좀 나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부서나 개인 각각의 업무 형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집중근무시간을 정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현장조사를 자주 나가는 공정위의 한 공무원은 “오전 중에도 급하게 현장조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집중근무시간이라며 오후에 현장조사를 나가라고 하는 등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제도의 실효성이 아직 높지 않다는 것도 개선이 필요한 점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집중근무시간에는 부서 간 전화를 삼가는 문화가 생기긴 했지만 외부 기관이나 민원인에게 오는 전화는 여전히 많아 아직까진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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